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1포인트(0.19%) 오른 2114.80을 기록했다.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496억원을 나홀로 매수한 외국인이 29일에도 25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779억원, 169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사실상 외국인의 유입이 지수를 끌어올린 셈이다. 증권업계는 대규모 자금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유동성 장세가 미국의 금리 인상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지난 26일(현지시간) 190포인트 넘게 하락한 것은 재니 앨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 때문이었다"며 "미국이 조만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1990년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들이 줄도산 했던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려 할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따라 유동성 장세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하반기 국내 증시의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며 "3분기 정도까지는 강세장은 아니지만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되레 주춤해진 증시 상승세를 재촉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금리 인상에 익숙해진다면 일시적인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글로벌 금리가 인상된다면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이란 게 은 센터장의 견해다. 그는 "현재 국내외 증시는 호재성 이슈가 아닌 시중 부동 자금에 따라 움직인다"며 "기업 역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상승 요인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상영 KR선물 이사는 "실질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기 위해선 수급이 이어져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그만큼 메리트가 있냐고 물었을 때 특별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지표별 흐름에 따라 증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경기민감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업종에 대해 섣불리 대응하기보다 한 발 물러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도 "유동성 장세가 8~9부 능선을 지났다고 보는데,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이같은 흐름은 주춤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힘을 써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