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지명 후 여야 관계 ‘푹풍전야’…당·정·청 앞날 ‘쾌청’

2015-05-22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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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0일 새 국무총리에 내정되면서 여야 관계가 또 한 번 폭풍전야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공무원연금개혁 무산 책임론으로 삐걱거리던 당정청 관계는 황 총리 임명으로 불협화음이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50대 총리의 등장으로 황우여, 최경환 부총리와의 서열 관계가 뒤바뀌게 돼, 향후 중폭 이상의 내각 인사가 예상된다.

여당은 황 내정자에 대해 "총리에 적합한 인물"이라며 환영의 입장인 반면 야당은 "'김기춘 아바타'인 인물을 임명한 것은 공안통치의 노골적인 선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가 21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0일 새 국무총리에 내정되면서 여야 관계가 또 한 번 폭풍전야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공무원연금개혁 무산 책임론으로 삐걱거리던 당정청 관계는 황 총리 임명으로 불협화음이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황 장관의 총리 내정에 대해 "아주 잘된 인사라고 평가한다"며 "법무무 장관 재임 시 여러 가지 언행이 신중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저희는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박 대통령께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우리 사회를 청렴한 사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그러한 역할을 충실히 잘 할 사람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 법질서를 세우는데 앞장서 왔다"면서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만큼 국무총리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국민통합 의지가 그렇게도 없는 것인지, 또 사람이 그렇게 없는지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박 대통령에게 정말 큰 실망을 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그는 "황 내정자는 법무부 장관으로서도 자격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분"이라며 "야당과 다수 국민의 바람을 짓밟는 그런 독선적인 인사"라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황 총리 내정자와 40년지기 친구로 알려진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김기춘 아바타'로 불리는 분을 총리로 임명해 아쉽다"고 독설을 날렸다.

그러면서 "과거에 야당이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두 번이나 낸 분이다. 야당과 국민을 무시했다"며 "앞으로 소통과 통합의 정치가 아니라 공안 통치로 국민을 강압하는 통치에 국민과 야당이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걱정스럽고 앞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총리 인선 발표 당일부터 이처럼 입장이 갈리면서 향후 여야 관계는 경색될 전망이지만, 당·정·청 관계는 지금보다는 한층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위 당정청 회의가 열린 지난 3월 6일 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황교안 총리 내정자가 총리로 임명되면 김 대표와 이 실장 간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최근 공무원연금개혁 법안 처리 무산을 둘러싸고 당정청 관계가 삐거덕거렸던 데는 당-청을 연결고리 격인 총리 부재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물론 황 내정자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전임 이완구 전 총리보다 국회와 연결 고리가 약한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비정치인 출신의 황 총리 내정자가 당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지 않을 공산이 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당정청이 향후 국정운영에서도 시너지를 발휘 해, 공무원연금 개혁과 정부가 경제활성화의 핵심 과제로 뽑은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각종 입법과제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여당 내에서는 황 후보자가 법무장관으로서 대정부질문이나 상임위에 출석했을 때 안정되고 차분한 답변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어 당정청 간 큰 마찰음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황 총리가 정식 임명되면 현직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로 점프해 일종의 '서열 파괴'가 이뤄지는 셈이어서, 박근혜 정부 내각에 중폭 이상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직 법무부 장관인 황 내정자는 정부 고위직 서열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와 황우여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보다 서열면에서도 낮고, 나이도 58세로 황 부총리(68)나 최 부총리(60)보다 젊다.

이로 인해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최 부총리와 황 부총리의 여의도 복귀가 빨라져, 총리-부총리 '내각 트로이카'가 제대로 작동하기는커녕 황 내정자의 총리 임명을 기점으로 내년 총선을 노리는 내각 인사들의 '정치권행 엑소더시 러시'를 야기할 것이라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년 4월 20대 총선에 출마하려면, 고위 공직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총선 전 90일 이전, 즉 연말 쯤에는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구 텃밭 일구기를 감안하면 더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점에서 황, 최 부총리에 이어 유일호 국토교통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여의도 복귀가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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