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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을 하루 앞둔 20일 정창기 KLPGA투어 경기위원장이 64명의 출전선수들에게 매치플레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한국여자골프(KLPGA)투어에서 유일하게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는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이 21일 춘천 라데나골프장에서 열린다.
이 대회에는 톱랭커 64명이 출전했다. 이들은 녹다운 방식으로 1대1 매치를 벌여 우승자를 가린다. 우승하려면 여섯 번의 매치에서 모두 승리해야 한다.
매치플레이의 속성을 알고나면 경기를 관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매치플레이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특징
골프 경기는 스트로크플레이와 매치플레이로 대별된다. 스트로크플레이는 18홀 스코어나 54홀·72홀의 누적스코어를 가지고 우열을 가린다. 매치플레이는 홀별로 승패를 가린 후, 18홀(36홀)에서 많은 홀을 이긴 선수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따라서 전체 스코어보다는 각 홀에서 상대보다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능력이나 멘탈리티를 지닌 선수가 유리하다. 초반 기량차가 확연하면, 18홀까지 가지 않고 승부가 정해지므로 초반 기선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파 위주의 보수적인 경기를 하는 선수보다는 공격적인 선수, 버디나 이글을 자주 기록하는 선수가 매치플레이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이변도 많다.
스트로크플레이와는 달리, 매치플레이에서는 끝까지 홀아웃하지 않고 볼을 집어드는 수도 있다. 상대가 다음 스트로크로 홀아웃할 수 있는 거리의 퍼트를 남겼거나, 상대가 그 홀이나 전체 승부에서 이긴 것을 인정할 때엔 ‘컨시드’(기브)를 준다. 그러면 상대는 끝까지 플레이하지 않고 볼을 집어든다.
이 때 상대의 ‘컨시드’ 소리를 분명히 들고난 후 볼을 집어야 한다. 홀까지 약 50cm 거리의 퍼트가 남아있어 상대가 당연히 컨시드를 줄 것으로 알고 스스로 볼을 집어들지 말라는 얘기다. 상대가 컨시드를 외치지 않았는데도 오해하고 볼을 집어들면 그 홀의 패가 선언된다. 국내외 매치플레이에서 가끔 나오는 해프닝이다. 역으로 상대에게 컨시드를 줄 경우엔 분명한 목소리로 그 뜻을 알려야 상대에게 피해가 안간다.
규칙 위반시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1벌타, 2벌타, 4벌타, 실격 등으로 벌타가 주어지는데 반해 매치플레이에서는 대부분 그 홀의 패(敗)나 실격이 선언된다. 매치플레이에서는 규칙 위반을 하지 않도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용어
매치플레이는 고유의 용어가 있다. 업(up:이김) 다운(down:짐) 하브드(halved:비김) 올 스퀘어(AS:무승부) 등이 대표적이다.
한 선수가 다른 선수를 한 홀차로 이길 경우 ‘1up’이라고 표현한다. 1번홀에서 두 선수가 모두 파를 기록했을 땐 그 홀은 비겼다고 한다. 특정홀까지 마치 시점에서 두 선수의 이긴 홀 수가 같을 경우 ‘올 스퀘어’라고 한다. 18번홀을 마쳤는데도 올 스퀘어일 경우 서든데스 연장전에 돌입한다. 매치플레이의 서든데스는 스트로크플레이와는 달리 매치를 시작한 홀에서 출발한다. 뒷조 선수들이 아직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코어 3&2는 ‘두 홀을 남기고 세 홀차 승리’를 뜻한다. 진 선수가 남은 두 홀에서 모두 이겨도 승부를 뒤집을 수 없으므로 이 경우 16번홀에서 경기가 종료됐다는 것을 뜻한다.
◆주의해야 할 특수 상황
규칙 위반시 매치플레이에서는 대부분 그 홀의 패가 선언되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플레이 순서를 어겼을 경우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에티켓상 문제가 될지언정 스트로크 결과는 인정된다. 물론 무벌타다.
그러나 매치플레이에서 순서를 어겨 플레이할 경우 곤혹스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순서를 어길 경우 제순서에 플레이할 선수가 상대에게 “순서대로 쳐라”고 말하면 상대는 다시 쳐야 하는 것이다. 이 역시 벌타는 없다.<규칙 10-1c>
예컨대 A가 먼저 플레이할 순서인데 상대인 B가 먼저 플레이해 볼을 홀에 붙였다고 하자. 이 경우 A가 “플레이 순서를 어겼으니 그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내가 플레이한다음 다시 쳐라”고 말하면 B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몇 년 전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는 미국-유럽 여자프로골프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유럽팀의 아니카 소렌스탐이 순서를 어기고 먼저 플레이해 ‘칩 인 버디’를 잡았다. 그러자 미국팀 선수가 “플레이 순서를 어겼으니 버디를 취소하고 내가 친 다음에 다시 플레이하라”고 말해 분위기가 싸늘해진 적이 있다. 다시 친 소렌스탐은 버디를 기록하지 못했다. 당시 소렌스탐은 “아무리 규칙이 그렇더라도 이는 스포츠맨십이 아니지 않으냐”며 눈물을 글썽거리며 서운해했다.
티잉 그라운드 밖에서 티샷을 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때는 스트로크플레이의 경우 2벌타를 받고 티잉 그라운드 안에서 다시 쳐야 한다. 그러나 매치플레이에서는 벌타가 없고 상대가 다시 칠 것을 요구할 경우에만 재차 티샷하면 된다.<규칙 11-4a>. 스트로크플레이보다 느슨한, 이례적 규정이다.
같은 브랜드의 볼을 사용해 구분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 서로 오구를 쳤다고 하자. 이 경우엔 먼저 친 사람이 그 홀의 패를 당한다.<규칙 15-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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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 대진표. 64명을 16명씩 네 그룹으로 나눴다. 각 그룹에서 좌우로 연결된 선수끼리 맞붙는다. 예컨대 D그룹에선 일곱번째로 박결-지한솔이 64강에서 맞대결한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