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 ‘태산이’(20·수컷)와 ‘복순이’(17·암컷)가 제주바다로 나가기 위한 초기적응을 잘 하고 있다. 태산이와 복순이가 6년간의 객지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20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태산이와 복순이가 지난 14일 서울에서 제주시 함덕리 인근의 해상 가두리에 이송된 후 방류를 위한 성공적인 초기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살아있는 먹이를 보면 놀라 도망갈 정도로 위축돼 있었으나, 제주 바다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지금은 살아있는 방어, 넙치, 돔 등을 적극적으로 잡아먹으며 야생에 필요한 사냥기술을 스스로 익혀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초기적응을 잘 보인는 것과 달리 처음에는 어려움도 따랐다.
태산이는 윗 주둥이가 5cm 정도 잘린 장애를, 복순이는 입이 비뚤어져 있는 선천적 기형을 갖고 있어 신체적 결함과 함께 심리상태가 야생적응훈련에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야생훈련에 함께 적응하면서 번식기인 수컷 태산이가 암컷 복순이의 환심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행동을 하고 있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안두해 고래연구소 소장은 “두 개체 모두 이송시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고, 가두리에 옮긴 첫날 살아있는 먹이를 사냥한 것으로 보아 무난히 훈련을 마치고 원서식지에 적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태산이와 복순이는 지난 2009년 5~6월께 제주 앞바다에서 어민들에게 불법 포획된 뒤 도내 관광지에서 돌고래쇼에 동원, 수년간 노예생활을 해 왔다.
그러다 2013년 3월 대법원이 수산업법 위반 혐의를 적용, 불법 포획돼 퍼시픽랜드에 넘겨진 남방큰돌고래를 몰수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태산이와 복순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그동안 야생 적응 훈련을 받아왔다. 2013년 제주 앞바다에 방류된 ‘제돌이’와 함께 국내 최초 ‘돌고래 몰수형 선고’의 주인공들이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약 2개월 간 해상 가두리 내에서 야생적응훈련을 거친 후 제돌이처럼 원서식지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