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다 2분기 전망마저 빠르게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외국계 투자은행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외국계 금융기관 74곳은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평균 2.7%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6%)보다 약 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예상보다 부진했던 미국의 4월 경제 지표가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미국 생산자물가는 예상과 달리 하락세를 보였고 4월 산업생산은 한 달 전보다 0.3% 감소, 시장 예상치(0.1% 상승)를 크게 빗나갔다. 특히 미국의 월간 산업생산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같은 경기 둔화 조짐에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미국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특히 2분기 첫 달인 4월의 경제지표가 흔들리자 투자은행 대부분은 미국이 2분기에 3%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BNP파리바와 HSBC가 평균치인 2.7%(전분기 대비·연율 환산 기준)의 성장률을 예상했고 크레디트스위스(2.6%), 도이체방크(2.5%), 무디스(2.5%) 등은 2%대 중반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심지어 노무라증권은 1.8%를, 모건스탠리는 1.2%를 2분기 성장률로 점치는 등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2%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보그나 연구원은 “당초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4%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산자들이 재고 감소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2.5%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 흐름속에서도 미국은 2분기와 3분기 각각 4.6%, 5.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나홀로’ 경기 회복 흐름을 탔지만, 올해는 성장률 목표치(2.3∼2.7%) 달성을 신경 써야 할 처지에 놓였다.
2분기에도 부진한 성장이 이어진다면 올해 예상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4% 가량의 고성장을 해야 한다.
다만 과거의 분기별 흐름으로 볼 때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좋지 않았고 2분기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연구원은 “3월 소비재 물량 수입이 20% 증가했고 자동차 수입도 10.2% 많아졌다는 점은 경기가 강하다는 신호"”라며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3%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