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항소법원이 1심 일부를 뒤집으며 삼성전자가 애플의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애플에 내야 할 배상금 액수도 줄어들 가능성이 생겼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침해 소송에서 “삼성이 애플의 모바일폰 디자인 특허는 침해했다”면서도 “경쟁자 제품의 모방을 통해 이뤄지는 경쟁의 기본적 권리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이유로 ‘트레이드 드레스’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제품의 외관과 느낌을 일컫는다. 특정 제품의 독특한 디자인과 거기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그 제품의 정체성으로 간주해 특허 보호 대상으로 삼는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선 보편화돼있다. 이번 판결로 삼성 스마트폰의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이나 특징과 관련해 지적재산권을 인정받은 셈이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그러나 “스마트폰의 전면부 디자인과 테두리(베젤),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 그리고 화면에서 두 번 터치로 표시 문서를 확대하는 기능 등에 대해서는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베꼈다”고 결정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11년 4월 미국에서 디자인과 이용자 환경(User Interface) 분야에서 삼성을 상대로 소송 7개를 제기하면서 삼성이 △직사각형 외관에 둥근 모서리 △스마트폰 하단에 홈버튼·옆면에 기능키 배치 △스마트폰 화면에서 바둑판 모양 아이콘 배열 △사진 검색 시 튕김 효과(바운스백)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과 애플은 2011년부터 미국을 비롯해 영국·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소송전을 벌여 왔다. 2013년에는 미국 정부가 삼성 제품 중 일부의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삼성과 애플이 미국 외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면서 현재 양사 간 특허 관련 소송은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제기된 2건만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