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검’? ‘흰금’?…드레스 색깔의 과학적 진실 밝혀져

2015-05-1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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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 조명과 푸른색 물체 구분 어려워…색도보다는 명도에 따라 차이 생겨

인터넷사에서 전 세계적인 색깔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드레스[사진=swiked 텀블러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파란 바탕에 검은 레이스인지, 흰 바탕에 금빛 레이스인지를 놓고 전 세계 누리꾼들을 갑론을박하게 만들었던 드레스 색깔의 비밀을 파헤친 과학 논문들이 동시에 발표됐다.

생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는 이에 관한 서로 다른 연구팀의 논문 3편을 온라인을 통해 1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먼저, 웰즐리대학 신경과학 교수 베빌 콘웨이가 이끄는 연구팀은 14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흰색과 금색’에 기우는 경향이 있었고 젊은 사람일 수록 ‘파란색과 검은색’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대해 콘웨이는 그림의 화질이 좋지 않고 주변 배경도 확실치 않아 뇌가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람마다 이를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흰색과 금색’이라고 보는 사람은 푸른 하늘 아래에서 드레스를 보고 있다고 판단해 드레스의 파란색 정보를 깎아내려 평가하는 것이고, ‘파란색과 검은색’이라고 보는 사람은 오렌지빛을 띤 조명 아래에서 이를 보고 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리노 네바다대의 심리학 교수인 마이클 웹스터가 이끄는 연구팀이 내놓은 논문은 사람들이 푸른빛 조명과 푸른색 물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을 논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간의 시각은 ‘붉은빛 조명 아래에서 흰 종이를 보는 경우’와 ‘백색 조명 아래에서 붉은색 종이를 보는 경우’는 잘 구별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푸른색과 푸른빛은 구분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대학생들에게 드레스의 가로줄이 파란색이냐 흰색이냐고 물었을 때는 두 응답이 비슷했지만, 색깔을 반전(invert)시켰을 때는 이것이 모두 노란색으로 보였고 응답자의 거의 95%가 ‘노란색과 검은색’이라는 답을 내놨다.

즉 짙거나 옅은 파란색은 사람들이 이를 회색이나 흰색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이를 반전해서 노란색으로 만들면 사람들은 이를 그저 옅거나 짙은 노란색으로 인식하지 회색이나 검은색으로 인식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독일 기센대의 심리학 교수인 칼 게겐푸르트터가 이끄는 연구팀은 실험 대상이 되겠다고 자원한 15명이 컬러 휠(색표)를 이용해 드레스에서 보이는 색과 일치하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

파란색, 검은색, 흰색, 금색 정도의 막연한 구분에 그치지 않고 색깔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그 결과 드레스에서 보이는 색깔들이 태양이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우리가 보는 푸른색과 노란색의 자연광 스펙트럼 분포와 매우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파검’ 그룹과 ‘흰금’ 그룹 사이의 인식 차이는 주로 ‘명도(lightness)에 따른 것이며 색도(chromaticity)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 대상이 된 드레스는 작년 11월 영국 회사 로만 오리지널스가 내놓은 50파운드(8만 4000원) 짜리 제품으로, 올해 2월 하순 인터넷에서 화제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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