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세계가 그룹의 상징인 본점 명품관(본관) 전체(연면적 1만8180㎡(5500평))를 시내면세점으로 전환해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14일 발표했다. 게다가 최근 외국자본으로부터 850억원에 매입한 SC은행 건물도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키로 했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부지 발표로 오는 6월 1일 마감되는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사업권) 입찰과 관련해 아직 롯데그룹만 후보지를 확정하지 않았다.
신세계는 본점 명품관이 화려한 근대건축 모습을 재현한 내부 구조와 제프 쿤스·헨리 무어·호안 미로 등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된 6층 ‘트리니티 가든(조각공원)’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살꺼리’ 뿐 아니라 풍성한 ‘볼꺼리’도 제공하는 등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쇼핑환경을 제공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명품관 예술작품들과의 시너지로 ‘프리미엄 문화 면세점’이란 청사진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신세계그룹은 단체여행(27.7%) 보다 개별여행(66.2%) 비중이 높다(문화체육관광부의 ‘2013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는 점에 주목하고 구매력 있는 개별 관광객도 흡수해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에도 나서기로 했다. 개별 관광객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 데스크, VIP 룸 등을 조성해 기존 면세점과 달리 품격 높고 쾌적한 면세점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설치 등을 검토 중이다.
특히 신세계는 SC은행 건물에 다양한 고객 서비스 시설,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 등을 설치해 본점 본관이 세계적 수준의 새로운 면세점 모델로 개발되도록 보완해 주는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처럼 그룹의 20년 숙원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내 유통산업의 발원지인 본점 본관을 전격적으로 내놓게 된 것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비해 면세점 공급이 절대 부족한 명동상권에 면세점을 설치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신세계 본점이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더욱 다양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 지역 상권도 활성화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본점 본관이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이며 △SC은행 건물도 1935년 세워진 근대 건축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고, △인근 한국은행 화폐박물관도 서울 시내에서 몇 안되는 20세기초 근대 건축물로 신세계면세점 방문 자체가 서울의 근대 건축역사를 체험하는 관광코스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개별여행을 즐기는 도보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가운데 ‘명동-신세계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으로 이어지는, 걸어서 즐길 수 있는 ‘관광 올래길’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는 전망도 내놨다.
무엇보다 신세계 측은 백화점 본점 본관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확정함에 따라 국내 1호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의 실질적인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명동상권과 남대문시장의 브릿지 역할을 수행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세계그룹은 남대문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케팅, 상품개발, 매장운영 등의 노하우도 제공해 적극적으로 시장 살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또 단체여행객과 함께 개별여행객들 역시 남대문시장으로 유입돼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통문화 퍼레이드 정기 개최 △관광 가이드 전담인력을 채용 배치 △무형문화재 장인상품 전문존 조성을 통한 전통상품과 전통시장 구현 등의 다양한 차별화 관광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신세계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신설한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사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상권의 경우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오랫동안 줄서 쇼핑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며 “신세계는 이 같은 핵심상권에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