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 접수 마감 시한(6월 1일)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번 사업권 선정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입지'라는 말이 나오면서 해당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또 150점씩 배점된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남아 있는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가 차지하는 150점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당 업체들은 입지 선정에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이날까지 후보지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사업권 입찰 참여를 발표한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중에 현재 후보지를 밝힌 기업은 4곳이다.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SK네트윅스는 이날 서울 동대문의 케레스타(구 거평프레야)를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 건물의 10~13층 총 4개 층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SK네트워크 측은 "동대문 면세점 유치가 성공할 경우 인접 상권을 살리고 연내 오픈 예정인 다양한 비즈니스호텔(숙박) 및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관광) 등과의 연계가 가능해지는 등 차세대 면세점 모델을 선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군에서 가장 먼저 면세점 부지를 확정한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현대백그룹은 코엑스 단지가 지난해 12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된데다 컨벤션 센터와 특급호텔, 카지노, SM타운, 코엑스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등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대부분 강북 지역에 편중된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강남지역 유입을 위해 무역센터점 두 개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의 고품격 면세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현대아이파크몰을 리모델링해 연면적 28만㎡의 국내 최대 면세점을 만들고 대형버스 1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옥외주차장 설립 계획도 내놨다.
한화갤러리아는 63빌딩을 활용키로 했다. 인천·김포공항과 가장 가깝다는 지리적 위치와 함께 노량진 수산시장, 선유도공원, 한강공원으로의 관광객 유입 및 국회의사당과 IFC몰 등 주변 관광지로 파급 효과를 전달하는 데 유리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아직까지 면세점 부지를 확정 발표하지 않은 기업은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2곳이다.
면세점 업계 1위로 서울시내 면세점 6곳 가운데 3곳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는 신규 부지로 동대문 롯데 피트인과 롯데몰 김포공항점 및 가로수길과 이태원·신촌 등을 놓고 최종 조율 중이다.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신설법인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한 신세계의 경우 서울 중구 소공동 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을 놓고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본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빠르면 이번 주에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와 신세계 관계자는 "시내 면세점에 나선 기업들이 모두 재정적 측면이나 운영 역량등을 고르게 갖추고 있는 대기업들로 경영능력, 관리역량 부문에서는 점수차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면세점 부지와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 상생 등의 문제가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은 12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7개 중소·중견기업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의 상생(相生) 추구는 물론 면세점 운영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탄탄한 재무적 안정성을 부각시켜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기준에서 가장 점수가 배정된 '경영능력면'의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랜드 그룹도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현재 최고 경영진의 최종 결정만을 앞둔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