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연금개혁 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의원들이 소득대체율 50% 비율의 명시와 관련해 청와대를 감싸는 발언을 하고 있고, 청와대도 이같은 당의 진화모드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우선 김 대표가 당청 갈등 수습을 위해 적극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은평포럼' 행사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당청간 소통 부족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 당청 소통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대표는 소득대체율 50% 명기 과정에 대해선 "야당에서 요구한 '50-20 명기' 요구는 합의문에서 빼고 '존중한다'는 말로 들어갔지만 그것도 청와대에서는 반대를 했다"고 확인하면서 '50% 명기' 합의를 몰랐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뒷받침했다.
공무원연금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 당청소통 부족 논란에 대해 "문제점이 있는 시각에서 보면 문제점이 있지만 사실 내부에서 있었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밖에서 보면 서로 진실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쪽저쪽을 다 아는 저희 입장에서는 결코 서로 다른 주장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청와대를 옹호했다.
주 의원은 특히 "청와대와 정부 쪽에서는 50%라는 문구가 못 박힌 것은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면서 "표현상 '50% 목표치를 위해 노력한다' 정도는 (청와대도) 듣고 있었는데, 확정적으로 '(50%로) 한다'는 말은 청와대는 몰랐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등 여당 측의 이 같은 당청갈등 수습 제스처에 대해 청와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진화에 가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좌초된 원인은 야당의 무책임한 행태"라면서 "마치 당청간 일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비쳤지만 당에서 설명을 제대로 한 것 같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당청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연금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공무원연금개혁 협상 과정에서 당청 간 근본적인 소통부족 문제, 연금개혁에 접근하는 시각차가 뚜렷하게 드러난 만큼 여야 협상이 재개됐을 때 또다시 갈등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PBC라디오에서 "청와대가 개혁의 중심이고 여당을 통해 관철시키게 돼 있는데 여태까지 청와대가 훈수만 두고 싶어 했다"면서 "야당 원내대표뿐 아니라 여당 원내대표하고도 청와대가 소통이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법안 처리가 무산됐던 지난 6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소득대체율 50% 명기'를 합의해놓고 청와대에 책임을 돌린다며 '지도부 사퇴'까지 거론하는 등 공개 반발, 충돌을 빚었던 상황이 재연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안에 대해 지도부는 물론 당내 의견이 통일되지 않은 만큼, 공무원연금개혁을 재추진하기에 앞서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의 원칙과 방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