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한국거래소가 아모레퍼시픽 개별주식 선물ㆍ옵션 상장에 나선다. 액면분할 이후 거래 폭발로 유동성이 담보됐다는 판단에서다. 거래소는 과거 아모레퍼시픽처럼 액면가 5000원짜리 고가주에 대해 액면분할 유도로 투자 문턱 낮추기를 꾀하고 있다.
10일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거래량이 액면분할 이후 100배로 늘었고, 기대했던 액면분할 효과가 입증됐다"며 "외국인이나 기관, 개인 투자자가 헤지거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개별주식 선물ㆍ옵션 상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액면분할로 유동성을 갖춘 우량주가 선물ㆍ옵션으로 거래되면 침체에 빠진 파생상품시장을 살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쪼갠 뒤 첫 거래일인 8일 100만주 이상 거래됐다. 이에 비해 액면분할 이전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1만주에 머물러 파생상품으로 만들기에는 유동성이 턱없이 부족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시총 순위 8위에 유동성까지 충분해진 아모레퍼시픽이 개별주식 선물ㆍ옵션을 상장한다면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을 견인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자에게 새 투자 대상을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거래소 입장에서도 신상품 출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선물, 현물시장에서 유동성이 함께 커지는 선순환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8일 액면분할 기준가인 38만8400원 대비 1만2000원(3.09%) 하락한 37만6500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거래량ㆍ거래대금은 각각 110만5191주, 4202억6500만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