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1년에 한 두차례 임직원이나 VIP 고객만 초대해 이월상품을 저가에 판매하는 비공개 패밀리세일이 이제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행사로 바뀌었다. 경기 침체로 재고가 쌓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업체의 고육책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성통상, 진도모피 등 패션업체들이 패밀리세일을 잇따라 열었다.
SK네트웍스의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쇄물 형식의 초대권과 명함 또는 사원증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공유되는 초대권만으로도 입장이 가능하다. 탑텐, 폴햄, 유니온베이, 지오지아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신성통상 역시 특별한 초대권 없이 물건을 살 수 있다.
최대 70~90%까지 할인이 돼 저렴한 가격대의 옷을 구입하려는 고객이 한 번에 수십 벌의 옷을 사기도 한다.
패션업체의 경우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재고를 처리해 보관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패밀리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횟수가 더욱 빈번해지고 할인 폭도 커지고 있다.
본사가 직접 판매에 나서고 환불 및 교환, 수선 등이 어려워서 순이익은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일반 브랜드 세일보다 좋다.
하지만 우려를 표명하는 시각도 있다. 과거 충성고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패밀리세일이 진행됐지만, 지금은 누구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가의 제품일수록 세일을 경험한 고객은 더이상 제 값을 주고 물건을 구입하지 않게 된다. 일부 고객의 경우 수십벌의 옷을 구입해 온라인을 통한 재판매가 이어지기도 한다.
A 브랜드 관계자는 "요즘에는 아예 패밀리세일을 마케팅 용도로 이용하기도 한다"며 "잦은 패밀리세일은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려 결국은 업계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