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는 한층 더 성숙해진 싱글앨범 ‘엠(M)’을 발표한 빅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3년 만에 국내 앨범이 나오게 됐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늦어지는 시간만큼 부담이 더 커졌죠. 올해 초부터 음악을 만들어 완성했는데 일단 저희는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기다린 팬 분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양)
“오래 준비했던 것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기분도 좋고 설레요. 매달 1일 싱글 앨범이 발표될 텐데요. 앞으로 계속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 기대가 큽니다. 이번 앨범은 개인적으로 자신 있어서 하루하루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지드래곤)
지드래곤은 이 독특한 음악 공개 방식을 두고 “(양현석) 사장님의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그는 “멤버들과 상의 끝에 결정된 것이지만 이런 앨범 프로모션 등은 사장의 권한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매달 신곡이 나오는 형태의 앨범 발매는 빅뱅이 신인 시절부터 줄곧 해 왔던 방식이다. 하지만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당시만 해도 멤버 개개인이 “음악을 한다기보다는 작곡가의 음악을 받아 부르는 것에 열중”했다. 이후 “빅뱅이라는 그룹의 방향성이 구축”되며 같은 형식을 취하게 됐고 “정확한 방향성과 계획이 있는 상황에서 맞이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멤버들 스스로 기대하는 바도 크다.
그렇다면 ‘루저(LOSER)’와 ‘베베(BEBE)’가 첫 번째 타자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탑은 허무할 정도로 명쾌하게 “사장님이 고른 것”이라고 입을 모아 대답했다.
“아무래도 계절감과 더불어 첫 번째 싱글인 만큼 의미도 보신 것 같아요. 만들어 놓은 곡들이 빠른 곡도 있고, 멜로풍 노래나 힙합적 요소가 있는 곡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루저(LOSER)’, ‘베베(BEBE)’를 고르셨다는 건 다음 계획에 대한 생각도 빠트지지 않았을 거예요.” (지드래곤)
“그리고 어떤 곡을 먼저 선보일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순서 같은 건요.” (탑)
타인의 시선보다는 스스로가 추구하는 ‘멋짐’을 더 높게 평가했다. 동료 가수들의 평가 중, 인상 깊었던 호평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동료가 없다. 우리끼리만 동료”라고 서슴없이 답하는 이들은 그들의 말마따나 “남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였다.
“우리들끼리도 ‘우리가 몇 년을 더 같이 할 수 있을까?’하는 이야기들을 해요. 우리의 직업이 사랑받을 수 있을 때까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어느 날 무대에 섰을 때 더이상 우리가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면, 어느 한 명이라도 초라해 보인다면, 무대에 오르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에게 박수 받을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탑)
“그거예요. 멋있을 수 있을 때까지. 별로라고 생각되는데 억지로 무대에 서는 건 제일 바라지 않는 모습이에요. 그리고 계속 멋있을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가 초심을 잃지 않고 음악을 하는 거예요.” (태양)
데뷔 10년 차. 그들이 늘 멋있는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였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 온 멤버들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로 그룹 활동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누가 빠지거나 바뀐다면 우리는 더 이상 빅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섯 명이 모이게 됐고 이런 마음으로 이제까지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좋은 인연이기 때문이에요. 동료이기 전에 우리 다섯 명은 가장 친한 친구기도 해요.” (태양)
“신기하게도 우리는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성격이 다 달라서 부딪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탑)
“빅뱅은 개개인이 아니라 모였을 때 빛난다고 생각해요. 낙오자가 있으면 안 되는 이유기도 하죠. ‘각자 멋있으면 됐어’가 아니라 부족한 면은 바로바로 피드백하거든요. 누구 한 명만 멋있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지드래곤)
“그러니까 공백기가 길어지면 ‘누구 하나가 멋이 없구나’하고 생각해 주세요. (웃음) 그럼 기다리시기 수월할 거예요.” (대성)
내내 입을 다물고 있던 승리가 한 마디 건네며 인터뷰는 마무리됐다.
"6월 1일에 공개될 두 곡은 올 여름 내내 흘러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여름이랑 잘 어울릴 겁니다. 올 여름,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