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노동당 지지율 여전히 엎치락뒤치락…총선공약 비석 공개도

2015-05-0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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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당 누가 되느냐보다 연정 어느 당과 하느냐에 더 관심

오는 7일 열리는 선거는 영국 역사상 가장 박빙의 승부가 될 전망이다.  [사진= 유튜브 'Press Association']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내각책임제인 영국에서 곧 대선을 의미하는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양대(兩大) 정당인 보수당과 노동당이 거의 같은 수준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수 정부가 출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BBC, 유고브, 오피니움, 포풀러스, 콤레스 등 여론조사기관 5곳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3일간 진행한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했다. 보수당은 33~35%, 노동당은 33~34% 수준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650개 선거구에서 하원의원 650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비례대표 없이 최다 득표자가 당선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여론조사기관들은 보수당과 노동당이 각각 의석 270~29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당 모두 과반 의석인 325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선거에서 영국이 ‘헝의회(hung parliament·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는 의회)’가 될 것”이라고 4일 보도했다. 제1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다른 당과 연합해서라도 과반을 만들어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노동당 지지를 선언한 일간 가디언은 “노동당이 290석 이상을 확보하면 노동당, 자유민주당, 나머지 반(反)보수당 진영(웨일스독립당·사회민주노동당·녹색당) 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당이 290석 이하의 의석을 얻은 채 정권을 쥐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지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만일 260석 이하면 노동당은 SNP의 지지를 얻더라도 새 정부를 이끌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제1당이 누가 되느냐보다 어느 당과 연정하느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수당은 285석 이상을 얻어야 25석이 예상되는 자유민주당, 8~9석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 기타 소속을 동참시켜 새 정부를 꾸릴 수 있다고 가디언이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연정에 실패해 소수 정부가 출범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이렇게 되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보수당이나 노동당이 불안정하게 정부를 운영하게 된다.

영국 양당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당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으려고 공약을 돌에 새기는 이벤트를 펼쳤다. 밀리밴드 당수는 “선거에서 승리하면 약속들을 지키는 의무를 되새길 수 있도록 매일 볼 수 있는 다우닝가10(총리 집무실이 있는 거리)에 놓겠다”고 3일 공언했다. 노동당은 이 비석에서 '더 나은 계획'이라는 제목 아래 ▲강력한 경제 기반 ▲노동자 가정을 위한 삶의 질 향상 ▲환자들을 돌 볼 시간이 있는 국민건강보험(NHS) ▲이민자 통제 ▲다음 세대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국가 ▲살 수 있는 집과 월세에 대한 조치 등의 문구들을 새겼다. 선언적이고 두루뭉술한 내용이라 나중에 지키지 않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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