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박성준 기자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주경기장을 제외한 다른 운동경기장의 위치가 재배치된다. 이에 따라 새로 생기는 공간에는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이벤트) 산업시설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30일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지역에 조성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중 잠실운동장 일대 공공부지 개발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개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국제공모에 나선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야구장(2만5000여석 내외)과 다목적 실내체육관(1만2000석 내외), 수영장 등은 현재와 다른 위치에 새로 조성된다. 야구장의 경우 주경기장 위쪽으로 한강에 가깝게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시는 다만 이 지역의 개발 가이드라인으로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기간 야구장 등 기존 체육시설을 계속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주경기장은 상징성과 역사성을 고려해 현재 위치에 그대로 둔 채 리모델링되며 전용면적 1만5000㎡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이 새로 들어선다.
이번 국제공모는 건축물 및 보행·경관 등 외부공간 활용에 대한 물리적 구상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새롭게 도입할 수 있는 기능, 한강·탄천의 수변공간 활용방안을 포함하는 주변지역과의 연계방안 등이 일대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구상이면 모두 가능하다.
참가 등록은 5월6일부터 6월2일까지다. 시는 6월 현장조사와 설명회, 8월 작품 접수를 거쳐 9월4일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1등 수상자에게는 상금 1억5000만원이 수여된다. 수상자 8팀에는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설계공모 때 지명초청권이 주어진다.
특히 이번에 제안된 계획들은 오는 10월까지 완성될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마스터플랜'에 반영된다. 시는 앞서 시민대상으로 두차례 공모해 나온 총 180건의 아이디어도 이번 전문가 구상안과 함께 전문적인 논의를 거쳐 마스터플랜에 반영키로 했다.
시는 주경기장 리모델링과 도로 지하화를 추진 중이며 나머지 지역은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또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에 2조∼3조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이 얼마나 사업에 투입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번 국제공모를 통해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의 장소적 의미와 가치, 잠재력을 재조명하고 미래상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에 잠실운동장을 포함시킨 데 대해 반발해 온 강남구는 이날 주민들의 반대 서명과 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반대의견 주민서명서는 총 68만 4199장으로 박스 35개 분량에 달했다.
강남구는 지난 3월~4월 두 달간 서울시에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변경) 절차 중단 요구를 꾸준히 해왔다. 4월 8일에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회의장에 입장해 심의 보류를 요청키도 했다.
강남구는 "한전부지 개발 시 교통대란과 환경 피해가 자명한 만큼 공공기여금은 피해지역의 기반시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서울시에 지구단위계획구역 확장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