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이 최대 3.93%라는 분석이 나왔다. 57개 창립회원국 가운데 5위 수준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주요 국제금융기구의 지분율 산정 방식을 참고해 계산한 결과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AIIB 지분율이 3.35%(9위)∼3.93%(5위)로 추정됐다고 27일 밝혔다.
AIIB를 둘러싼 최대 쟁점은 회원국들의 지분율 배분 방식이다.
AIIB는 기본적으로 아시아 국가에 전체 투표권(지분율)의 75%를 배분하고, 아시아 이외의 국가에 25%를 준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역내 비율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대외연의 분석 결과 한국 지분율이 가장 높아지는 경우는 아시아 국가가 가져가는 지분율이 75%로 확정된 상태에서 시장환율 기준의 국내총생산(GDP)에 60%, 물가를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PPP) 기준 GDP에 40%의 가중치를 뒀을 때다.
이때 한국 지분율은 중국(30.85%), 인도(10.4%), 인도네시아(3.99%), 독일(3.96%)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아진다.
지분율 확보의 가장 큰 변수는 러시아를 역내 국가로 구분할지 여부다.
러시아가 역내 국가가 되는 동시에 역외 국가의 지분 비율이 30%로 조정되면 한국 지분율은 3.35%로 떨어진다. 같은 조건 아래 중국의 지분율도 26.27%로 낮아지게 된다.
대외연은 "역내국으로 인정받게 되면 러시아는 인도와 2대 주주 자리를 두고 맞붙을 것"이라며 "역외국 가운데 GDP 규모가 큰 독일, 프랑스, 영국, 브라질 지분 역시 늘어 한국의 순위가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인도, 호주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도 지분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는 오는 28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창립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실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대표로 한 한국 협상단은 이날 AIIB 설립 협정문 문구 등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