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년만에 북한에 비료 보낸다…5·24 조치 후 처음

2015-04-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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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경암 온실조성사업에 필요한 비료 15t 대북 반출 승인

정부, 투명성 담보 소규모 지원은 허용·대규모 지원은 불가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2010년 5·25 대북제재 조치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지원이 27일 승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대북지원사업자인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이사장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온실조성사업 관련 육로 방북을 승인하면서 15t 규모의 대북 비료지원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5·24 조치에 따라 인도적 대북지원을 취약계층 대상으로만 한정하면서 쌀·옥수수 같은 식량과 이에 준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비료 지원을 그동안 사실상 금지해 왔다.

이 당국자는 "농축산 협력 등을 제안한 (지난해) 드레스덴 선언 이후 농축산·산림 분야 지원을 허용했다"며 "이번에 온실조성사업에 필요한 소규모 비료지원을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소규모이지만 5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대북 비료지원을 승인함에 따라 다른 대북지원사업자도 비료지원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5·25 대북제재 조치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지원이 27일 승인됐다. 사진은 국내 농가에서 유기농 비료를 공급하는 모습. [사진=국림농산물품질관리원]


정부는 앞으로도 투명성이 담보되는 소규모 비료 지원은 승인할 방침이나 대규모 대북 비료 지원은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일부의 다른 당국자는 "대규모 대북 비료 지원은 남북관계 상황과 국민정서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소규모 대북 비료지원 승인은 5·25 조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통일부는 이날 온실조성사업을 추진하는 에이스경암이 신청한 비닐과 파이프 등 텃밭·온실 물품을 비롯해 비료와 농자재 등 2억원 상당의 인도적 대북지원 물품 반출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안 이사장 등 재단 관계자 7명은 오는 28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지원 물자를 싣고 방북, 황해북도 사리원 지역에서 텃밭·온실 설치 등에 관한 기술 지원을 한 뒤 다음 달 2일 귀환할 예정이다.

사리원이 고향인 안 이사장은 2009년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황해북도 인민위원회와 협력해 사리원 지역에 50동 규모의 비닐하우스 온실농장을 조성했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같은 지역에 비닐하우스 50동을 추가 설치했고, 이번 방북을 통해 비닐하우스 규모를 150동으로 늘릴 예정이다.

안 이사장이 2008년 설립해 2009년 5월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된 에이스경암은 사리원 지역 온실농장을 비닐하우스 300동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에이스경암의 온실조성사업은 정부가 추진 중인 복합농촌단지 조성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농축산 분야 등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고, 지원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인도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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