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상황’(The Korean Situation) 보고서 표지 ]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3·1운동 이후에 일본 제국주의 경찰들이 당시 한국(조선) 여학생들에게 성고문까지 가했다는 내용의 문서가 발견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한인교회는 25일(현지시간) ‘미국 교회연합회’(Federal Council of the Churches of Christ in America)가 3·1운동 당시 작성한 ‘한국의 상황’(The Korean Situation)이란 제목의 27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했다. 뉴욕한인교회는 뉴욕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경찰서에서 한국 여성들에 대한 성고문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을 지적한 대목이다.
문서에는 “일본 경찰이 자행한 고문 및 잔혹 행위에는 젊은 여성과 여학생을 발가벗기고, 심문하고, 고문하고, 학대한 행위들이 포함돼 있다”고 적혀 있다.
또 일본 경찰이 체포된 한국 여성들을 강간했다고 시사하는 대목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강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No charge is made of rape under these conditions)는 지적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서에서 강간까지 이뤄졌음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선교사들은 구체적인 성고문 건수를 요청했으나, 일본은 “정확한 통계 자료가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의 무자비한 탄압을 목격한 선교사들은 일본 정부에 가혹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지만, 보고서는 “1919년 10월과 11월에 예전엔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고문이 크게 늘었다. 여성에 대한 대우는 인도주의적인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고 기술해 오히려 심해졌음을 시사했다.
미국 선교사들의 입을 빌려 미국 교회연합회가 작성한 이 문서는 한국인의 주장이 아니라 외국인이 직접 작성했다는 점에서 일본의 비인간적인 만행을 객관적으로 전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제 사회의 공분을 사는 가운데 성고문을 기술한 자료가 추가로 발견돼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