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타임]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최근 매우 열악한 배에 탑승한 리비아발 난민들이 지중해에서 수장되는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고급 요트에서 ‘셀카’를 찍는 등 이들과는 상황이 천지 차이인 ‘1등석 난민’도 출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프리카 빈곤국 출신인 난민들이 허술한 어선에 노예처럼 실려 지중해를 건너지만 이들의 처지와 너무나 다른 ‘1등석 난민’도 생겼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등석 난민’ 98명은 최근 길이 26m의 개인 소유 고급 요트를 타고 유럽으로 향하던 중 시칠리아 섬 포잘로 항구에서 이탈리아 경찰에 붙잡혔다. 터키에서 출발한 이 난민들은 에게해를 거쳐 이탈리아 항구에 갈 계획이었으나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다 한 상선에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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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난민들은 지난 19일 배가 침몰하면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800여 명의 난민과는 상황이 너무나 달랐다. 이들은 구명조끼를 지급받았고 충분한 식량과 물도 있었다. 이들은 요트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셀카를 찍기도 했다.
한 난민은 경찰에 “우리는 바다 한가운데서 죽지 않으려고 많은 돈을 치렀다”고 진술했다. 다른 난민들은 “승무원들이 경험이 아주 많았다”며 “우리의 안전은 중요하다고 했다”며 “요트에 타기 위해 그동안 모아둔 돈을 모두 썼다”고 말했다. 이 요트에 타기 위해서는 성인 한 사람당 8500유로(약 985만원)를 내야 했다. 아이들 대상 ‘할인 혜택’도 있었다.
한편 경찰은 이들이 찍은 사진 덕분에 아흐메드 사바지(25), 빌라흐 아로움(30), 무스타파 아주 슬리마(28) 등 시리아 출신 밀입국 알선 업자 3명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선 업자들은 경찰에 체포됐고 불법 이민 알선과 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