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지난주 나란히 1승씩을 나눠 가지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쳐 조성곤 기수는 통산 597승을, 유현명 기수는 통산 593승을 기록해 600승 고지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최근 꾸준한 둘의 행보를 보았을 때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4월내로 기록달성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인 2014년 4월, 부경 기수부문에서 최초로 500승을 달성한 것은 유현명 기수였다. 당시 마카오 원정으로 국내 공백이 있었던 조성곤 기수는 이보다 3개월 늦은 7월에서야 두 번째로 50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2013년, 91승으로 아쉽게 100승의 고지를 넘어서지 못한 조성곤 기수의 맹활약은 특히 울즐리 조교사를 만나며 빛을 발하고 있다. 경주마가 가진 능력대로 경주를 풀어갈 수 있게끔 냉정하고 차분한 말몰이를 펼치는 것이 조성곤 기수의 특징이다. 특히 전개 중 돌발 상황 발생 시 판단 대처 능력이 탁월한 기수로 평가되고 있다.
기수가 승수로만 판단될 수 없듯 유현명 기수 역시 승수에서는 다소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나 최근 부쩍 성장한 기승술로 걸출한 명마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특히 2014년에 함께한 ‘한강의기적’과 ‘라팔’은 2015년에도 큰 대회를 휩쓸 건각으로 꼽히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뛰어난 말몰이와 타고난 승부근성이 장점인 유현명 기수는 큰 대회나 까다로운 경주마에도 주눅 들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선전을 펼쳐가고 있다.
KRA컵 마일에서 부각된 3세 기대주 ‘라팔’과 ‘돌아온현표’에 이어 기수 중에서도 라이벌전이 계속되고 있다. 라이벌전은 스포츠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각본 없는 드라마다. 선동렬과 최동원이 15회 연장 무승부 혈투를 이어가며 재미를 넘어선 감동을 국민에게 선사했던 것처럼 이들의 라이벌전은 경마가 스포츠라는 것을 방증해낼 수 있는 좋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외로운 질주보다는 서로를 채찍질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쳐나갈 더 많은 라이벌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