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동양시멘트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이번 매각주관사 선정은 동양과 동양시멘트의 매각 방식을 놓고 이견이 생기면서 정성수 동양 관리인이 중도 사임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매각주관사를 선정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동양시멘트에 대한 투자안내문(티저레터)가 나오는 등 M&A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당초 M&A 시장에서 업계 1위인 쌍용양회에 밀려 이슈를 끌기 어려웠지만 일본의 태평양시멘트가 쌍용양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밝히면서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법원이 동양과의 분리매각을 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를 공급받아 생산하는 사업 특성상 동양시멘트 인수 시 높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 점유율 2위 삼표가 산업은행을 자문사로 두는 등 인수에 대한 의지를 적극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동양시멘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인사를 영입해 이미 내부 실사는 마쳤다는 분위기다. 1위인 유진기업과 3위 아주그룹도 인수전 참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반면 유력 인수전 참여 후보군 업체들의 현금 보유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각 사의 재무제표 공시 현황을 보면 유진기업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약 350억원이다. 삼표는 약 4억원에 불과하다. 라파즈한라시멘트의 현금 보유량이 957억원 가량으로 후보군 중 가장 풍부한 편이다.
보유량이 적을수록 추가로 끌어와야 하는 자금에 대한 부담이 많아지는 만큼 업계에서는 후보 업체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에 나서는 방안도 예상하고 있다.
한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업계가 시멘트 생산 체계를 갖추면 안정된 원재료 수급 및 원가 절감 및 다른 시멘트 업체와의 가격 협상 우위가 가능하다”며 “현금 동원력에 따라 업체끼리 손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멘트 업계도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업체의 인수를 내심 바라고 있다. 업체 단독의 인수가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필요 시 얼마든지 연합 체계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구성도 예상 시나리오 중 하나다. 물론 FI 단독 참여가 점쳐지기도 하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시멘트 또는 레미콘 업체와 함께 인수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 인수는 시멘트나 레미콘 업계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사안”이라며 “티저레터가 나오면 구체적인 인수 전략을 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