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WP특파원 간첩혐의 기소에 미국 반발…핵협상 재개 앞두고 갈등 고조

2015-04-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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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이란이 지난해 7월 말부터 억류 중인 워싱턴포스트(WP) 테헤란 주재 특파원 제이슨 리자이안(38)을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 핵협상 재개를 앞둔 시점에 미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두 나라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WP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리자이안의 변호사인 레일라 아산의 말을 인용해 이란 사법 당국이 리자이안에 대해 간첩 혐의와 또 다른 3개 혐의로 재판을 받게됐다고 전했다. 재판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간첩죄는 이란에서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중죄다. 리자이안은 지난해 12월 공식으로 기소됐으나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산 변호사는 20일 리자이안을 90분간 접견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리자이안이 적국 정부와 협력하고 반체제 선전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면서 "리자이안은 또 국내외 비밀 정보를 수집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적국 정부와의 협력 혐의와 관련해 이란은 리자이안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는 점을 예로 들었으며 공소장에도 적시돼 있다.

아산 변호사는 "언론인인 리자이안이 정보에 접근해 이를 기사화하는 것은 본연의 업무"며 "그는(리자리안) 절대로 누군가와 정보를 공유하고자 비밀정보에 직·간접 접근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리자이안의 간첩 혐의 철회와 함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사법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터무니없는 일로, 이란 당국은 즉각 간첩 혐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대변인 대행도 정례브리핑에서 "이란 당국이 리자이안에게 씌운 혐의는 터무니없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 즉각 그를 석방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라"고 압박했다.

리자이안 억류는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정부에 석방을 공개 요구했을 만큼 외교문제로 비화한 예민한 사건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간첩 혐의 재판이 두 나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미국 주도의 이란 핵 협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 이번 사건이 터져 핵 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19일 "미국은 이란이 지역 안정에 위협이 된다며 핵무기 괴담을 날조하고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 이란 이중국적자인 리자이안은 아랍에미리트(UAE) 일간지 더 내셔널의 테헤란 주재 특파원인 부인 예가네 살레히와 함께 지난해 7월 22일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 부인 살레히는 2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이란은 22~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문제와 관련한 포괄적 합의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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