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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때문에 서울·경기 지역에서만 한해 동안 30세 이상 성인 1만5000여명이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한 채 조기에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같은 연령대 수도권 연간 사망자 수의 15.9%에 해당하는 수치다.
20일 인하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팀은 아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김순태 교수팀과 공동으로 미세먼지(PM 10)와 초미세먼지(PM 2.5) 등의 대기오염(분진)이 수도권지역 거주자의 사망에 미치는 영향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를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직업환경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대기오염 중에서도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다.
미세먼지는 아주 작은 먼지를 말한다. 1㎜의 1000분의 1이 1μm(마이크로미터)인데,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먼지를 미세먼지라고 한다. 머리카락의 지름은 대략 80μm인데 이보다 8분의 1 작은 것이다. 영어로는 10μm보다 작은 먼지입자라는 말을 줄여서 PM10이라고 한다.
미세먼지 중에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하고, 영어로는 PM2.5라고 부른다.
논문을 보면 2010년을 기준으로 수도권에 사는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수는 같은 연령대 총 사망자의 15.9%(1만5346명)를 차지했다. 1만5000명 이상이 예기치 않았던 질병으로 수년이든, 수개월이든 일찍 사망한 셈이다.
미세먼지는 기관지염, 천식, 폐암 등 여러 질환을 일으켰다.
미세먼지가 원인이 돼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를 질환별로 보면 △호흡기 질환 1만2511명(모든 연령대) △심혈관 질환 1만2351명(모든 연령대) △폐암 1403명(모든 연령대) △천식 5만5395명(18세 미만 1만1389명, 18세 이상 4만4006명) △만성기관지염 2만490명(모든 연령대) △급성기관지염 27만8346명(18세 이하) 등이었다.
대기오염에 의한 폐암환자 발생 규모는 이번 연구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 제2차 대기관리정책’이 효과를 거둬 오는 2024년 대기오염 농도(μg/㎥)가 미세먼지 30, 초미세먼지 20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조기 사망자수는 2010년 대비 57.9%가 줄어든 1만866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현재의 대기오염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같은 기간 조기 사망자수는 2만578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임종한 교수는 “공중보건학적으로 볼 때 대기오염 중에서도 미세먼지는 서울과 수도권 사망률을 낮추는 데 핵심 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공장과 자동차 등의 대기오염 배출원을 파악하고 이를 적절히 통제하는 현재의 대기관리정책이 성과를 거둔다면 2024년에는 사망자수를 목표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