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시리아 정부군 소행으로 의심되는 화학무기의 일종인 염소가스 공격을 받고 죽어가는 피해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됐다.
시리아 현지 활동가이자 의사인 모하메드 테나리는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시리아 염소가스 공격 피해자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지난달 16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사르민 마을에서 일어난 염소가스 공격 당시의 처참한 모습이 담겨 있다.
테나리는 영상 상영이 끝난 후 “치료소에 온 모든 사람이 표백제 같은 냄새를 맡았다”며 “염소가스 사용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공격의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아이와 여성이었다”며 “국제사회는 제발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죽음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안보리 회원국 대표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며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구토를 하고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참석자들 모두 감정이 북받쳤다”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파워 대사는 이어 “모든 증거로 볼 때 (염소가스는) 헬리콥터에서 내려온 것인데 헬리콥터는 시리아 정부군만이 가지고 있다”면서 “공격을 일으킨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지난 16일 시리아 정부군이 염소가스로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부 마을을 공격했다”며 “의료진 보고와 환자들의 증상 등을 종합해보면 염소 중독이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의 주요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연합도 “정부군이 사르민에서 염소가스 공격을 감행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정부군이 전쟁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조치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