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일모직 주가는 15~16일 14만500원에서 15만8000원으로 12.46%(1만7500원) 상승했다. 15일에만 9.96% 올랐다. 이 회사 주가가 하루 만에 9% 넘게 상승한 것은 약 3개월 만에 처음이다.
15일에는 주기적으로 반복돼 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사망설이 시장에 돌았고, 이번에도 으레 그랬던 것처럼 주가가 뛰었다.
KCC는 제일모직 주식 1375만주(10.18%)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23.23%)에 이어 둘째로 많은 물량이다.
연간 영업이익 대비 90%에 맞먹는 돈을 단 이틀에 걸친 제일모직 주가 상승으로 번 것이다. KCC 실적을 점치려면 건축자재업을 비롯한 본업보다 제일모직 주가를 더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 제일모직 주가가 17일 2.22%(3500원) 하락한 15만4500원으로 반락하는 바람에 KCC가 입은 평가손실은 481억원에 달했다. 제일모직 주가가 2% 남짓 빠지면서 연간 영업이익 대비 약 5분의 1이 날아간 것이다.
KCC는 애초 2012년 1월 주당 3만6000원선에서 제일모직 지분을 취득했다. 당시 2125만주를 확보했으나, 2014년 상장 과정에서 750만주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매각했다. 당시 제일모직 공모가가 5만3000원으로 결정돼 구주매출로만 1275억원을 차익으로 거둬들였다.
제일모직은 꾸준히 제기되는 지주전환 가능성도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을 둘러싼 루머가 번번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과정에서 제일모직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사업재편지원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삼성그룹 지주전환 시점도 빨라질 것"이라며 "제일모직 주가에 지주사 프리미엄이 반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업재편지원특별법은 삼성그룹처럼 상호출자를 금지한 재벌에 대해 지배구조 재편안을 심사해 타당성이 인정될 경우 공개매수 비용을 낮춰주거나 행위제한 요건을 완화해주는 법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