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여당의 텃밭', '야당의 무덤'이라 불리던 인천 서구·강화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곳은 이경재 전 새누리당 의원이 1996년 15대 총선 이후 내리 4선을 할 만큼 전통적인 여당 표밭이지만, 이번만큼은 야당에 승산이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이 지역에서 낙승을 예상했던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이곳은 이경재 전 새누리당 의원이 1996년 15대 총선 이후 내리 4선을 할 만큼 전통적인 여당 표밭이지만, 이번만큼은 야당에 승산이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이 지역에서 낙승을 예상했던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 [사진 제공= 안상수 후보 캠프 ]
◆강화 "그래도 1번" vs "안상수 공천은 새누리당 실정"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화도 사위론'이 먹혔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화도 출신 부인(김정숙씨)을 둔 문 대표가 '강화도 사위'임을 앞세운 게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강화 지역 유권자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인천 강화읍 강화풍물시장 인근에서 만난 김모씨(70·여)에게 '강화도 사위론' 이야기를 꺼내자 손사래를 치며 "강화에서는 문재인도 소용없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사람이라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은 싫어도 '신동근'은 밀어주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새누리당이라도 안상수는 안된다"라며 "안덕수 전 의원 재임 기간에 별로 발전한 게 없다. 주변 사람들도 다 이번엔 좀 바꿔봐야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조명관씨(74) 역시 '강화 사위론'과 관련해 "밖에서 떠드는 얘기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조씨는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여론은) 막상막하인 것 같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안덕수 전 의원이 지역발전을 위해 힘을 많이 썼다. 안 후보가 이어서 잘할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주차관리인 조준협씨(74)도 "새누리당을 지지한다. 문재인이 '강화의 사위'해봤자 소용없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했는지 신 후보는 인천 서구에서는 당의 공식 의상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강화 지역에서는 흰색점퍼로 갈아입고 선거 운동을 한다. 새정치연합도 문 대표의 강화 방문을 자제하고 '강화도 여성 3인방' 김정숙씨와 인재근 의원, 신 후보 부인 김경숙씨를 선거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신동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사진 제공=신동근 후보 캠프]
이에 대해 신 후보 캠프 관계자는 "강화에서 야당 이미지 부각시키는 건 큰 도움이 못 된다. 지난 19대 때 광주에 출마한 이정현 후보가 새누리당을 전면에 내세운 게 아닌 것과 마찬가지"라면서도 "연고를 중시하는 강화에서 두 유력 후보가 강화 출신이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강화사위론이 먹히는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강화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강화 사위론'이 통했다기보다는 "새누리당이 안상수를 공천한 게 실정"이라는 뿔난 민심이 표밭을 이탈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였다.
택시기사 유모씨(58)는 "안상수가 나오면 새정치연합과 박빙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인천 다 망쳐놓고 간 사람을 공천하면 안 되는 거였다. 새누리당에 그렇게 사람이 없었나"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나도 안상수 두 번 다 찍어준 사람인데 이젠 안 찍는다. 그렇다고 새정치연합에 표를 주기는 그렇고 투표를 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1번"이라는 굳건한 여론도 많았다. 채소가게 주인 엄모씨(75)는 "강화에서는 안상수"라고 안 후보를 추어올렸고,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62·여)도 "안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성완종 파문에도 흔들림은 "없다"고 했다.

박종현 정의당 후보[사진 제공=박종현 후보 캠프]
◆검단 "토박이는 다 여당" vs "1번은 안 됐으면"
검단4동 주민 이모씨(31·여)는 "100% 마음에 드는 후보는 없지만 1번은 안됐으면 좋겠다"면서 "(안 후보는) 인천에 빚더미만 남겼다. (출마가) 시민을 위한 일인지 본인을 위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검단1동 주민인 한 남성(46)도 "2번을 지지한다"면서 "안 후보 시장 시절 인천 빚이 너무 많이 늘어났고, 그분은 부정부패, 비리가 많은 것 같다. 하면 안 되는 사람인데 끝까지 욕심내서 또 나오니까 난처하다"고 말했다.
검단사거리에서 만난 정모씨(42·여)는 "주변 사람들은 인천 시장이었던 안 후보를 많이 찍는다고 하더라. 인천 시장이었으니 인천 사업 마무리해야 되지 않겠나"라면서도 "신 후보도 사람은 괜찮다고 지지하는 분 있더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1번을 지지한다"는 검단 4동 주민 조모씨(56·여)는 "토박이는 다 여당이다. 검단과 강화 전체적으로 보면 여당이 분명 우세하지만 지역으로 떼어보면 검단은 야당 지지자가 많다. 바깥쪽에서 유입된 인원이 많아서 그렇다"고 귀띔했다.
다만 검단 지역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설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 상당수는 "선거에 관심 없다"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답변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신 후보 캠프에서는 "재보선 특성상 젊은 층의 투표율이 저조할 수 있다. 투표율이 관건이다"라며 "강화는 여당 지지 성향이 기본적으로 강한 데다 투표율이 높고 몰표가 나오는 지역이다. 강화에서 어느 정도 표가 나오지 않으면 사실 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는 인천시장 2년, 대기업 CEO, 국회의원까지 지낸 경험과 능력이 있다. 1년 남짓 되는 국회의원 임기에 누가 더 일 잘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면 안 후보가 당선되는 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강화을 판세가 애초 예상과는 달리 어느 후보도 안심할 수 없는 박빙의 선거전으로 흘러가면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곳의 선거 결과가 수도권 민심의 향배를 읽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정치권의 이목이 인천에 쏠리고 있다.

인천 서구 마전동 검단 사거리. 인천 서구는 검단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젊은 유권자들이 유입돼 야당 세가 강한 반면, 강화는 '여당 표밭'이라 불리는 지역이다. [사진=김혜란 기자]

검단 지역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설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김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