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성완종 리스트’ 파장이 정치권을 넘어 국정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5일 사흘째 진행 중인 국회 대정부 질문 역시 리스트에 거명된 이완구 국무총리가 표적이 되면서 ‘이완구 청문회’로 변했다.
이번 대정부 질문의 주요 이슈였던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경제 활성화 방안 등 주요 과제들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까지 여야가 입법을 완료하기로 한 공무원연금 개혁과 1주기를 하루 앞둔 세월호 참사 관련 후속 조치, 각종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 대법관 장기 공백을 불러온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준 문제 등도 제자리에 멈춘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 총리가 언급한 ‘복잡하고 광범위한 수사’에 대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여야 정치권과 광범위하게 접촉하면서 금품 등을 건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총리는 “고인(성 전 회장)과 친하지 않았지만, 대충 듣고는 있다”며 “그래서 예사롭지 않게 평소 생각했고, 가끔 제가 동료 의원에게 ‘가능하면 (성 전 회장을) 조심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인이 됐지만, 저도 (성 전 회장과) 여러 차례 만났고 통화했다. 다른 분들도 그랬다고 한다”며 “억울하게 당할 분이 아니다, 제 생각에는”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사퇴 의사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총리는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 대통령이 걱정돼서 물어보지 않았겠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이 자리에서 밝히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만 답했다.
이와 관련, 이날 야권은 ‘성완종 리스트’를 두고 한때 검토했던 대정부 질문 보이콧 카드를 집어넣는 대신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특히 이 총리를 ‘거짓말 총리’로 몰아붙이면서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맹공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