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사조산업이 러시아 서베링해 '오룡호' 침몰사고 이후에도 자격 미달 해기사를 대거 배에 태웠다가 정부 정책자금 414억 원을 반납하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자격 미달 해기사 승선 등 안전법규를 위반한 원양어선에 대해 앞으로는 관련 법령에 따른 처벌 이외에도 정책자금 지원, 조업 쿼터 배정 등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13일 발표했다.
해수부는 이에 따라 사조산업에 지원하는 정책자금 414억 원을 전액 회수하기로 했으며 무자격 선장이 탄 어선은 즉시 조업을 중단하고 가까운 항구에 입항하도록 지시했다.
또 자격 미달 해기사 승선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예정인 사조산업 등 47개사 원양어선 181척에 대해 자격을 갖춘 해기사를 태우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정명령을 받은 원양어선이 국내에서 해기사를 모집해 해외 조업어장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시정 기간은 3∼6개월로 정했다.
해수부는 법정 승무 정원 등 안전법규를 위반하면 정책자금을 회수하고 조업 쿼터를 몰수할 예정이라고 각 업체에 통보했다. 1차 위반 때 경고를 주고, 2차 위반 시 정책자금을 전액 회수한다.
사조산업은 위반 어선이 31척이고, 최근 부산항에서 출항한 어선이 안전법규를 거듭 위반한 점을 고려하면 2차 위반에 해당한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이외에 동원수산(17척), 동원산업(13척), 아그네스수산(13척) 등도 법정 승무기준을 위반해 적발됐다.
해수부는 안전법규를 위반해 안전사고를 일으킨 업체에 대해서도 정책자금을 전액 회수하고, 해당 어선에 대한 조업 쿼터를 몰수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앞으로 원양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원양어선 출·입항 신고를 의무화하고 승선원 확인을 더 철저히 하는 등 원양어선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선박직원법 등 선원 관련 법령을 개정해 자격 미달 해기사를 승선시킨 업체에 대한 처벌을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으로 높일 계획이다.
연영진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원양어선은 원양에서 어업 하는 만큼 안전에 굉장히 취약해 더욱 엄격하게 승선원 기준 등 안전법규를 지켜야 함에도 그동안 안전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이번 조치로 업계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오룡호 사고로 한국인 선원 11명을 포함한 승선 인원 60명 가운데 27명이 숨지고 26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