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GS25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서울 대학가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 세월호 사건 1주년을 맞아 일반 시민 입장에서 진심을 담은 벽보가 내 걸려 네티즌 사이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3일 새벽 1시 20분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 GS25 서울 홍대 솔내길점 점장 유 모 씨가 작성한 벽보의 사진이 게재됐다.
이어 “작년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라며 세월호 사건의 기억을 되새긴 후 “잊지는 않겠지만 매일 생각하며 살 수도 없습니다”라고 읽는 이들이 마음을 추스르게 했다.
“이런 상상을 했었습니다”라며 독백으로 이어진 글은 “배 안에 제 가족이 타고 있고 너무 좋아진 세상 턱에 그 배가 사라져 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상상이요”라며 세월호 사건 당시의 TV 중계 장면을 떠올렸다.
이어서 “양 팔에 소름이 돋고 가슴이 무너졌습니다”라며 “그 느낌 하나는 두고두고 떠오를 것 같습니다”라고 본인의 심정을 나타났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세월호 희생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다.
해당 벽보에는 “시기하게 애인이든 가족이든 곁에 있을 때는 뭔가 바라고 원망만 하다가 영영 헤어지고 나면 잘못했던 일, 잘 못해 준 기억만 마음을 때립니다”며 “그래서 정답은 ‘있을 때 잘 해!!’ 같습니다”라며 앞으로는 그렇게 살겠다는 마음가짐을 표현했다.
이 점주는 “요즘 감사 편지가 좀 심각해져서 죄송합니다”라며 고객들에게 감사 편지로 시작했던 벽보였음을 아미하고 “항상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새 봄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즐기시구요”라며 끝을 냈다.
이 글은 해당 커뮤니티에서 13일 2시까지 1만2500여회 클릭되는 등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벽보를 본 네티즌들은 “매달 저런 식으로 감사편지를 작성하나 봅니다. 점주분이 인간미가 넘치시는 듯”, “이미 마음은 부자이신 분이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벽보를 쓴 유 점장은 저녁 10시 이후 야간에만 근무를 하면서도 편의점 이용고객들에게 꾸준하게 감사의 마음을 벽보 형태로 작성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