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 온라인에 유포된 1분여짜리 동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에는 중국 국영 중앙(CC)TV 유명 MC 비푸젠(畢福劍)이 최근 지인 4~5명과 모인 사석에서 중국 혁명지도자 마오쩌둥을 모독한 발언이 담겨있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푸젠은 문화대혁명 시절 인기를 끈 현대 경극 '지취위호산(智取威虎山)’에 나오는 유명 단락인 ‘우리는 공농자제병’ 부분을 부르면서 중간 중간 추임새를 넣듯이 중국 공산당을 비롯해 인민해방군, 마오쩌둥을 풍자했다.
그는 “인민해방군이여 반동파를 소멸하자”라 부르면서 “근데 싸워서 이길 수는 있겠냐”라고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인민의 군대여, 인민과 함께 고난을 함께하자”라고 말하며 “허풍치네”라고 풍자했다.
동영상은 당시 현장에 있던 누군가가 몰래 녹화해 6일 인터넷에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동영상은 온라인에서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CCTV측은 7일밤 "8일부터 12일까지 CCTV에서 비푸젠이 출연하는 관련 프로그램을 방영 중단했다"고 전했다고 홍콩 봉황망(鳳凰網)이 8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인민해방군을 풍자하고 마오쩌둥 주석에 대해 불경한 말을 하고 그 동영상이 유출된 것에 대해 비푸젠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공인은 주류 사회 가치관과 조화(和諧)를 이뤄야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청년망도 "비푸젠은 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제목의 평론에서 "그는 2~3세의 어린이가 아니다”며 “진심을 토로한 것이든 취중진담이든 간에 자신의 신분에 걸맞는 최소한 정치적 입장의 기본 중심이 뼛속부터 결여돼 나온 발언"이라고 전했다. 또 "공인이 이중적인 얼굴을 가지면 대중의 도덕성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비푸젠의 동영상에 대해 중국 좌파 누리꾼들은 “위대한 지도자를 모독했다”, “반역자”라고 대노했다. 비푸젠이 공개사과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각에선 비푸젠이 사석 술자리에서 한 발언인만큼 언론의 자유는 보장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동영상을 본 후 비푸젠에 대한 호감이 생겼다는 누리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