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후임 사장으로 정성립 STX조선해양 사장을 추천했다. 대우조선해양노조는 앞서 정 사장을 외부인사로 규정한 만큼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6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사장 후보로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고 5월말에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뒤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가 전직 대우조선해양 인물도 외부인사로 규정한데다 정 후보자가 산업은행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달 9일 조현우 대우조선해양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성립 사장이나 기원강 부사장 등 대우조선 출신이었다가 밖에 나가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반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성립 후보자는 경기고,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74년부터 1976년까지 한국산업은행에서 근무했다. 이후 1981년부터 대우조선해양 전신인 대우중공업에 몸담아 조선해양부문 본부장(상무), 조선해양부문 관리본부장(전무). 대우조선공업 지원본부장(전무) 등을 거친 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3년 12월부터 STX조선해양 대표를 맡고 있다.
노조는 현재 긴급회의를 갖고 정성립 사장에 대한 내부평가 정립과 함께 투쟁 수위를 조절중에 있다. 조현우 실장은 "투쟁수위와 일정 등을 조율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면서 "늦어도 다음날 오전 중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립 사장이 신임 사장 후보자로 추천된 데 대해 대우조선해양 내부적으로도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회사를 떠났던 올드보이(OLD BOY)의 귀환이라는 점에서다. 또 기존 사장 인선 시스템이 무시됐다는 점은 불만요인 중 하나다.
수장이 빠진 STX조선해양도 골첫거리로 부각될 전망이다. 약 2개월여의 시간이 있지만 거듭되는 매출액 감소와 영업이익 적자 지속 등으로 후임 사장 인선 역시 만만찮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STX조선해양에 대한 대우조선의 위탁경영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측은 "현재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잘라 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