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잇따른 규제완화에 비수도권 초비상

2015-04-0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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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정부의 잇따른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에 비수도권 지역들마다 비상이 걸렸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토이용의 효율화 방안이란 미명 하에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이 폭을 넓혀가면서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가 균형발전의 계기가 될 정책기조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대로 바뀌고 있어 자치단체들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은 연일 수도권 규제 완화의 폐해를 제기하며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 정책은 과거 정권 때마다 지속적으로 논의된 사안이었지만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다. 노무현 정부는 기득권 세력들의 거센 반발에도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공기업들의 지방이전을 통한 수도권 과밀화 방지를 정책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세종시 건설과 지방 혁신도시·기업도시 조성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정책이 뒤바뀌면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재차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2009년 1월 수도권 정비계획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장총량 규제 대상 적용기준을 완화한 것이 그중 하나다. 수도권 지역의 공장 신·증설 허용 규모를 종전 200㎡에서 500㎡로 늘렸다. 소규모 공장 신·증설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호남권 광역의회의장단협의회가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수도권규제완화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더욱 외연을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 1월 대통령의 2015년 신년구상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수도권 규제는 종합적인 국토정책 차원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올해 안에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 규제완화 TF를 구성한데 이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도 수도권 및 그린벨트 규제완화 문제를 본격 다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2015∼2017년 수도권 공장건축 총허용량을 577만8000㎡로 확정 고시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만㎡)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비수도권 지역 자치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시·도의회 의장들은 수도권 규제완화 중단을 촉구했다. 같은 날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수도권 규제완화 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수도권 외 전 지역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수도권 규제완화가 지역의 성장 기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도를 비롯한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와 지역 대표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 협의체도 6일 국회에서 정기회를 갖고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수도권 규제완화 대응 토론회 및 릴레이 성명 발표, 1000만인 서명운동 전개 등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로 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회의에서는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비수도권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대응논리 마련을 위한 공동 연구과제 추진과 토론회 운영,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릴레이 성명서’발표 등 구체적인 대응계획이 논의됐다.

이날 지역균형발전협의체에 참여한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전략을 추진하면서 수도권과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마련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면적의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는 인구 49.3%, 제조업 종사자 46.9%, 서비스업 종사자 56.3%, 대학 39.2%, 의료기관 50.4%가 집중돼 있는 등 수도권과 지방 간 현격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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