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분양매출 5분의1 급감에 자체사업 강화 '뒷북'

2015-04-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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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분양매출 1830억…전년比 79%↓

민간택지 매입 담당 주택자체사업팀 신설

내년 초 분양열기 식어 사업 어려울 수도

GS건설 유형별 매출 추이.[자료=GS건설 연결감사보고서]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GS건설이 지난해 분양매출이 전년의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자 뒤늦게 자체사업 강화에 나섰다.

내년 이후 신규 분양시장의 상황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에서 사업구조 개편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GS건설이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분양매출은 1830억원으로 전년 8890억원에 비해 7060억원(79.4%) 감소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에서 분양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9.3%에서 1.9%로 7.4%포인트 줄었다.

공사매출과 기타매출이 증가한 것과 달리 분양매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매출은 9조5658억원에서 9조4876억원으로 782억원(0.8%) 감소했다.

지난해 분양매출이 줄어든 것은 2012~2013년 자체사업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상 도급사업 매출은 공사매출, 자체사업 매출은 분양매출로 집계된다.

예를 들어 시행사가 따로 있는 외주사업 ‘위례 자이’ 매출은 공사매출, GS건설이 직접 토지를 매입해 진행한 자체사업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매출은 분양매출이다.

실제로 2012년 GS건설의 자체사업은 ‘신촌 자이엘라’ 247가구, ‘동탄 센트럴자이’ 559가구 등 806가구 규모에 불과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이마저도 절반으로 줄어 ‘울산 센트럴자이’ 414가구만 자체사업을 통해 공급했다.

총 1만가구 이상을 일반분양한 지난해 역시 자체사업은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1222가구가 유일했다.

자체사업은 착공부터 준공까지 통상 2년간 분납되는 계약금과 중도금이 매출로 잡히는데 과거 1~2년간 공급 실적이 적다 보니 지난해 분양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GS건설이 지난해 자체사업을 통해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A21블록에 공급한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신축공사 현장.[사진=GS건설 제공]


GS건설은 이 같이 도급사업 위주의 사업구조가 고착화되자 올해부터 자체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GS건설은 건축부문 주택영업담당 산하에 민간택지 부지 매입업무를 담당하는 주택자체사업팀을 신설했다고 6일 밝혔다.

주택자체사업팀은 서울‧수도권과 광역시 등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를 아우르는 전국적인 조직망을 구축해 공동주택사업이 가능한 부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부지 매입은 기존 사업장 인수와 직접 매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계적 비밀매입 보다는 일괄 공개매입 방식으로 사업을 조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의 경우 일반분양 3개, 임대 2개 등 총 5개 단지, 3453가구 규모의 자체사업이 계획돼 있다.

이달 ‘미사강변 리버뷰자이’ 555가구를 시작으로 5월 ‘부천시 옥길지구’(710가구), 6월 ‘화성 반월’(468가구), 9월 ‘천안 성거’(1348가구)과 ‘은평 A11 주상복합’(372가구)을 분양할 예정이다.

김영욱 GS건설 주택자체사업팀 상무는 “주택사업의 중장기적 상장엔진 확보와 자체‧도급‧도시정비사업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주택경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자체사업을 강화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양 호황기의 마지노선을 내낸 초로 점치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인위적인 자체사업 확대가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토지 매입을 시작해 완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토지 매입 이후 실제 분양을 하기까지 추가로 1년여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분양시장의 열기가 식은 뒤에야 공급이 가능하다.

돈을 빌려 땅을 사놓고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 허덕이거나, 분양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공급 일정을 미뤄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방은 이미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공급을 줄이는 상황이고, 분양시장의 중심축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청약 열기가 뜨겁지만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양시장의 호황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정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금 당장 자체사업을 해서 올해 안에 속전속결로 분양시장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면 공급 과잉 리스크와 주택시장 위축으로 자칫 토지 매입 및 금융비용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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