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겨냥하는 MCM, 국내는 뒷전?

2015-04-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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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CM]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중국에서 잘 팔리는 MCM이 정작 한국에서는 외면 당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다 보니 국내 고객들의 취향은 아예 무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MCM이 최근 출시하고 있는 제품 대부분은 중국인이 주로 선호하는 큰 로고, 붉은 색 등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고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CM은 최근 한국 고객들의 니즈를 외면하면서 국내 인지도와 매출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MCM은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구입한 물건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브랜드로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류 명품'에 꼽히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회사 측에서도 중국인을 잡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엑소를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 내 3대 백화점에 잇달아 매장을 오픈하는 등 중화권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붉은색, 금색 등 화려한 색상과 스터드 장식, 큰 로고 등을 활용한 디자인도 일정 부문 중국인에게 통했다.

[사진제공=MCM]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외면 받고 있다.

요즘 패션업계에서는 어떤 브랜드인지 알기 어렵게 로고를 감춘 '로고리스 브랜드'가 대세다. 하지만 MCM은 중국인만을 겨냥한 디자인에 주력하고 있어, 국내 고객들은 눈쌀을 찌푸리고 있다. 디자인도 유행에 뒤처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제품 가격도 꾸준히 인상하고 있다. MCM 로고가 가득한 비세토스 라인은 2012년 50만원대에 판매됐지만, 현재는 80만원을 웃돈다. 각종 패턴과 스터드 장식으로 가득한 백팩 역시 2011년 50만원대였지만, 현재는 70만~80만원대다. 최고 300만원에 달하는 제품도 있다.

이같은 국내 고객들의 냉대는 고스란히 매출로 나타나고 있다. MCM은 2013년부터 주요 백화점에서 12~20%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판매부진에 매장 철수까지 논의 중이다.

특히 김성주 회장이 정치권에 발을 디딘 2012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급락하면서 본업을 등한시한 결과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명품브랜드'라는 수식어를 앞세우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는 MCM과 김성주 회장의 이같은 행보에 등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MCM 관계자는 "중국 매출이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면세점 내 인기도 여전하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패션업체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도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접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중국에서 외면 당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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