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투자심리가 가라앉은 국내 건설사, 전력,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기업들의 해외진출 기회가 늘어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과 같은 선순환 체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AIIB 태생 자체가 아시아 신흥국들을 지원한다는 취지인 만큼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려가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더 없는 호재인 셈이다.
AIIB와 비슷한 국제기구인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경우 아시아 지역 인프라 시설 투자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ADB는 오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 달러(한화 약 806조원)를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 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전문가들도 AIIB 참여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시아지역의 인프라 건설이 확대되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부가가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업, 금융시장에도 벌써부터 훈풍이 불고 있다. 주식시장은 건설, 정유, 화학 등 AIIB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지역은 중동 다음으로 국내 건설사 수주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며 "자금조달 문제로 지연된 인프라 개발이 활발해지며 발주 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아시아 지역 인프라에는 대부분 대형 건설사가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앞으로 우리나라가 AIIB에서 사업 참여 기회를 확보하고 주도권을 잡으려면 지분율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의 지분을 최대한 받아내고 중국 지분을 낮추면서 한국이 실질적으로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AIIB가 설립 취지에 맞게 아시아 주도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야 우리나라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며 "중국이 일방적으로 독주하지 않고 투자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운영체제에서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경제협력 관계도 우호적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 2년 새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제 협력 교류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이어 한·중 경제장관회의, 앞으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협력까지 동반자적 행보가 예상된다.
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는 "AIIB에 가입하면 전반적으로 한·중 경제협력에 도움이 되고 아시아 개도국 인프라 사업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IB에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달 말까지 가입 신청국은 40개국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하루에만 네덜란드·브라질·그루지아·호주·덴마크·러시아 등 6개국의 AIIB 참여 결정 소식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