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그룹 경영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그 빈자리를 조원태 부사장이 메울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그룹 내 핵심계열사인 대한항공 이사 자리를 비롯해 10여 개에 달하는 주요 계열사를 조원태 부사장이 철저히 지배하면서 한진그룹의 '족벌경영' 비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원태 부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조 전 부사장 후임 인사는 이번 주총 안건에 올라와 있지 않다. 당분간은 추가로 이사를 선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 선임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았다.
조 부사장의 재선임 안건은 주주의 권익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조 부사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에 재선임 되면 11개 계열사의 이사직를 맡게 돼 과다 겸임이기 때문이다.
조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를 비롯해 유니컨버스 대표이사,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진에어, 유니컨버스투자, 제동레저, 정석인하학원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공개된 조 부사장의 보수는 대한항공(5억7094만원), 한진(4억3678만원), 한국공항(5억4205만원)으로 15억여원에 이른다. 비상장된 사내이사 보수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족벌경영’ 비난에도 이번 주주총회서 이견 없이 조 부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37차례 이사회에서 상정된 152개 안건은 단 한 표의 반대도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오너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는 핵심제도로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손꼽히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