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제금융센터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배럴당 평균 45.77 달러였던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지난달 55.69달러로 21.7% 상승했다.
이 같은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4개월 만에 반등했다. 미국의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한 달 전보다 0.2% 올랐으며 이는 지난해 6월의 0.2%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유가상승 등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7개월 만에 상승했다. 2월 생산자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는 101.97로 전달보다 0.1% 올랐다.
정부는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오른 주요 원인이 국제유가의 반등이라는 분석이지만 해외 투자은행(IB)들은 국제유가가 올라도 우리나라의 물가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유가 반등에 따른 물가상승 효과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가장 작다고 분석했다.
HSBC가 환율변동 등을 고려해 유가 변동이 CPI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유가 10% 상승 시 CPI는 0.05%p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도(0.13%p), 태국(0.09%p), 대만(0.08%p)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보다 한국이 유가 상승 충격에 덜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HSBC는 물가상승 효과가 크지 않은 데 주목하면서, 한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1.75%로 0.25%p 인하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만큼 물가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52% 오르는 데 그쳐 담뱃값 인상효과(0.58%p) 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HSBC는 올해 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 CPI는 0.06%p, 70달러까지 상승할 경우는 0.15%p까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유가 상승조차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함에 따라 디플레이션 우려는 점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