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최근 미국차의 품질 향상은 놀라울 정도다. 어설픈 마무리와 허술한 내구성이 먼저 떠오르던 과거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포드의 럭셔리 디비전인 링컨이 선보인 MKZ는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차다. 링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하이브리드 버전을 선보였다. 기존에 선보인 2,0 가솔린 터보 엔진이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라면, 이 모델은 경제성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조용하고 안락하며, 부드러운 주행은 렉서스 ES300h와 매우 비슷하다. 차이점은 EV 모드를 임의로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배터리 충전이 충분할 경우 EV 모드가 자주 활성화되긴 하지만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더 좋을 듯하다
하이브리드 버전은 2.0 터보 버전과 달리 총 출력 191마력의 엣킨슨 사이클 엔진과 모터를 얹었다. 1.4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와 35kw의 전기모터는 저속 때 EV 모드를 지원하고 급가속 때 엔진 파워에 힘을 보탠다. LF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전기모터가 38kw의 출력인 데 비하면 약간 낮은 파워다. LF 쏘나타보다 차체가 크고 출력이 약간 낮다보니 급가속 성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링컨 측에서는 시속 136km까지 EV 모드 주행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번 주행에서는 시속 85km 정도가 한계였다.
MKZ는 데뷔 초기부터 혁신적인 스타일과 뛰어난 마무리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2.0 가솔린 터보 엔진은 가속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에 나쁜 연비가 ‘옥의 티’였다. MKZ 하이브리드는 이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모델이다. 표시 연비는 도심 17.2km/ℓ, 고속도로 16.5km/ℓ인데, 이번 시승에서는 도심에서 11.4km/ℓ, 간선도로를 끼고 달렸을 때 12.8km/ℓ를 기록했다. 도심주행에서 6.0km/ℓ 수준에 머물던 2.0 터보에 비해서 매우 높은 경제성이다.
MKZ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5070만~5570만원으로, LF 쏘나타 하이브리드(2870만~3213만원)나 그랜저 하이브리드(3450만~4034만원)보다는 비싸다. 강력한 라이벌인 렉서스 ES300h(5050만~6190만원)와는 가격대가 비슷하다.
그간 링컨은 품질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미생(未生)’에 그친 느낌이었다. 그러나 MKZ 하이브리드는 ‘완생(完生)’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아직 낮은 수준인 링컨 브랜드의 이미지와 중고차 가격은 포드 코리아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