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광양제철소 백운대 전경[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단이 전남 광양시 일원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숙소로 포스코 광양제철소 영빈관을 이용한 것과 관련해 비용을 직접 지불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남아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은 25일 광양제철소 영빈관 숙박비로 51만원을 현금 계산했다고 밝혔다.
스위트룸과 더블룸 각 3개실을 얻어 숙박을 했다. 스위트룸은 1실당 10만원, 더블룸은 각 7만원의 숙박요금을 지급했다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 4일 우윤근 원내대표 지역 비서관이 백운대 이용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스코 영빈관을 외부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느냐는 여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광양제철소 백운대는 기업 경영활동의 중요한 장소다. 특히 고 박태준 회장의 전용 객실 등 VIP실까지 갖춘 특별한 공간이다.
외부인 이용 가능 여부에 대해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백운대는 기본적으로 비즈니스를 위한 장소로 요청한다고 해서 무조건 가능한 게 아닌 잠재적 고객에 대해서는 특별 대관을 하고 있다"며 "외부인 이용 기준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정치인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에 있는 인사에 한해서는 제한적으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업 시설이 아닌데도 야당 지도부의 요청에 감히 거절할 수가 없었던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숙박비를 제대로 지급했는지도 모호하다. 새정연 원내대표단은 이튿날 광양제철소장과 광양시장이 참석하는 조찬 모임을 가졌다. 조찬 식비는 포스코 측이 부담했지만 우윤근 원내대표 측은 자신들이 밥값까지 모두 계산했다고 밝혔다.
숙박비 영수증 문제와 식대 지급 등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는 취재가 시작되자 수습하기 위해 말맞추기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광양시민단체협의회 회원 박모(48)씨는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마라'는 속담도 있듯이 포스코가 정경유착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 지도부가 광양제철소 영빈관을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며 "숙박 요금을 직접 계산했다고 하는데, 과연 이를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우윤근 원내대표실은 “아늑하고 조용한 곳을 찾다보니 부득이 포스코 백운대를 이용하게 되었다"면서 "신중치 못한 처신에 대단히송구스럽다”고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