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전세난 심화와 저금리 상황에 서울 지역 아파트의 전·월세 중 월세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정부가 전월세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3372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 비중은 31.9%(4269건)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실제 거래되는 월세는 정부와 지자체의 조사보다 많다.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의 전·월세 거래량은 확정일자 신고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소액 전세나 전세보증금이 작은 고액 전세는 통계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1년 1월 15.4%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월세비중은 2013년 1월 20%를 돌파한 뒤 줄곧 20%대를 유지해왔으며 지난달 28.7%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한 지 한 달 만에 30%대에 진입했다.
3월 들어 서울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급증한 것은 강남권 재건축 이주 등으로 연초 전셋값이 치솟고 전세물건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월세 소진이 빨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이달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진 것도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을 가속화시켰다.
서울에서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도심권으로, 종로구가 43.4%로 가장 높았고 중구가 42.9%로 뒤를 이었다. 이어 관악구가 39.5%로 뒤를 이었고 강남구(38.0%), 서초구(36.6%), 구로구(36.1%), 동작구(33.8%), 성동구(33.5%), 마포구(33.4%), 송파구(32.8%), 성북구(32.6%), 중랑구(32.0%) 등의 순이었다.
반면 금천구의 경우 월세 비중이 19.1%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낮았고 양천구도 19.9%로 20%에 못미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월세 거래는 이사철 등 계절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월별로 등락이 있다"면서 "다만 전세난과 저금리,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등을 고려할 때 월세비중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