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향하는 요우커…한국행 발길 '주춤'

2015-03-2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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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여파 비용면에서 차이없어…쟁방한율 낮아

관광진흥법 2년째 국회 표류…별다른 대응책 내놓지 못해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세계 관광객의 ‘큰 손’으로 자리 잡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행 러시가 주춤해지고 있다. 일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요우커들의 발길이 일본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국인 관광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요우커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경우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시장이 더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아이돌과 연예인 중심의 한류 콘텐츠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데다 먹거리와 쇼핑도 일본과 비교해 차별화가 없기 때문에 요우커를 다시 한국으로 불러들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 엔저와 반일감정 완화…“일본이 더 좋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한국과 비교할 때 비용이나 관광 상품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가격에 더 친절하고 풍부한 콘텐츠가 있다면 굳이 한국을 선택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예 해외 관광상품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에서는 한국을 찾는 요우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부분도 일본 선호도가 높은 이유로 꼽는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만족도 평가조사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조사대상 16개국 중 14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요우커는 한국에 와서 불만이 많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불만이 많다보니 재방문율도 현저히 낮았다. 중국인 재방문율은 30%에 그쳤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콘텐츠 부재와 더불어 중국인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결과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1인당 500달러 이상 쇼핑으로 지출하는 비율이 63.6%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60%가 쇼핑장소로 면세점을 선택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로 일본 면세점 가격이 저렴해지자 지난해 말부터 일본 선호도가 높아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 이유가 한국에서는 명품을 믿고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일본이 엔저를 앞세워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일본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4월 일본의 벚꽃 축제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한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관광진흥법 2년 째 국회표류…정부 해법마련 절실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줄어드는 상황에도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조금씩 줄어드는 부분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체적인 통계수치에 의지하다보니 작지만 의미있는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2년 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법으로 정한 정화구역 안에 관광호텔 건립을 허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야당 반대가 거세 상정조차 못하는 처지다. 반면 일본은 편의점까지 관광을 목적으로 할 경우 부가세를 면제해주는 등 관광촉진법을 국가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시내 면세점 확대와 크루즈 부두 확대 등 지속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언제 시행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리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부도 중국인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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