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새벽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성명 발표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원 가까이 빠졌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입장 발표로 강달러 기세가 꺾인 게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당초 예상했던 6월 보다 늦은 하반기로 전망하면서 최근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제한적으로나마 되돌림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2.7원 내린 1117.2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9일(1112.1원) 이후 최저다. 개장가가 19.4원 내린 달러당 1110.5원에 출발한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제한된 모습이다. 외환 당국에 대한 경계심리와 수입업체 결제수요 등이 달러화 하단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연준이 조기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까지 올랐었다.
하지만 17~18일 열린 연준 회의 결과가 공개되면서 강달러 현상은 꺾였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느린 속도로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 착수에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be patient)"이라는 문구를 삭제했지만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1월 회의 때와 달리 완만하다고 평가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의 2.6~3.0%에서 2.3~2.7%로 낮춰 잡았다. 물가상승률도 1.0∼1.6%에서 0.6~0.8%로 조정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인내심이라는 문구를 삭제했으나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미국이 금리 인상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강 달러화 현상이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다시 커지기 전까지는 외환시장이 위험선호도의 증감 여부에 따라 변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사상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한은은 부담을 덜게 됐다. 국내 금리와 미국과의 내외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금유출 우려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경기지표에 따라 올해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