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지난 2002년 탄생한 폭스바겐 투아렉과 포르쉐 카이엔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두 개의 차종을 만드는 ‘쌍둥이차’ 전략으로 탄생했다. 함께 개발된 아우디 Q7까지 더하면 ‘삼둥이차’인데, Q7은 휠베이스를 늘인 변형 플랫폼이므로 사실상 투아렉과 카이엔이 ‘일란성 쌍둥이’다.
이러한 전략은 ‘일장일단’이 있다. 두 차종 모두 호평을 받으면 다행이지만, 어느 한 차종으로 인기가 쏠릴 경우 나머지 차종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뉴 투아렉’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2010년 2세대(PL52)가 출시된 이후 5년 만에 마이너 체인지된 새 모델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세련된 외관과 편의장비로 무장했다.
외관 변화는 앞모습에 비중을 뒀다. 주간주행등을 더한 바이 제논 헤드램프로 시인성을 높이는 한편,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4개의 선을 더해 멋을 부렸다.
실내 변화는 소소하지만 다양한 편의장비를 더했다. 화이트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360도 뷰 카메라로 주차의 편리함을 높였다.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된 RNS850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의 고도와 방향, 스티어링 휠 각도를 보여줘 오프로드 주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1세대 모델에 없던 뒷좌석 등받이 기울기 조절 기능과 쿠션 슬라이딩 기능도 요긴하다.
엔진은 V6 3.0 TDI 한 가지로 단일화 하면서 V8 4.2 모델을 없앴다. 비록 고성능 모델은 없어졌지만, 투아렉은 여전히 충분하고 넉넉한 파워를 자랑한다. 특히 1750~2250rpm에서 뿜어내는 56.1kg·m의 최대토크가 일품이다.
프리미엄과 R-라인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은 강력한 엔진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콤포트 모드에서는 럭셔리 세단 같은 안락함을, 스포츠 모드에서는 끈끈한 접지력을 선보이며 운전의 즐거움을 더한다.
표시연비는 도심 9.9km/ℓ, 고속도로 12.3km/ℓ. 출퇴근길 도심과 간선도로에서의 정속주행을 포함해 평균시속 30km로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9.5km/ℓ를 기록했다.
투아렉은 3.0(7720만원)과 3.0 프리미엄(8670만원), 3.0 R-라인(9750만원) 세 가지로 출시되며, 각각 19 20, 21인치 휠이 장착된다. 값 대비 가치로 보면 프리미엄 모델이 가장 만족스럽고, 다소 비싸 보이는 R-라인도 같은 엔진과 비슷한 장비를 갖춘 포르쉐 카이엔 디젤에 비하면 합리적이다. 카이엔의 인기는 '포르쉐'라는 브랜드 밸류가 더해진 측면이 강하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면 투아렉이 훨씬 실속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