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인 1915년 파나마 국제박람회에서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가 전 세계 내로라하는 명주를 제치고 금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중국의 한 언론이 거짓이라고 폭로하면서부터다.
중국 장강상보(長江商報)는 17일 ‘중국의 파나마박람회 참여기록’ 서적에 쓰여진 내용을 참고로 해 이 같이 폭로하며 당시 마오타이주가 받은 상은 금상이 아닌 은상으로 5등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지난 1954년, 1982년 내놓은 마오타이 술병을 보면 ‘파나마 박람회 세계명주 2위 수상’이라는 문구가 새겨졌으나 2003년부터 이 문구가 돌연 ‘파나마 박람회 세계명주 금상 수장’으로 바뀌었다고도 지적했다.
지커량 명예회장의 말처럼 금상이냐 은상이냐라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오타이주가 그동안 파나마 박람회 금상 수상을 대대적인 마케팅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 마오타이주의 가치를 높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반응이다.
실제로 마오타이주 홍보 문구에는 어김없이 1915년 파나마박람회금상 수상이 들어가 있다. 마오타이주는 올해로 파나마 박람회 개최 100주년을 맞이해 기념해 100만 위안짜리 ‘금상백년’시리즈 소장판 술을 출시했다. 구이저우성 런화이(仁懷)에 위치한 구이저우마오타이그룹 본사에는 20m 높이의 ‘국제금상 수상’기념패가 설치돼 있을 정도다.
오늘날 마오타이주가 중국의 국주라는 명성을 쌓기까지는 파나마박람회 금메달이 기여한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산시펀주 등 다른 경쟁업체들조차 마오타이주를 따라하며 “우리도 파나마박람회에서 수상했다”고 주장했을 정도였다.
중국 누리꾼들도 마오타이주의 금상 수상 조작설에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거짓말하면 가짜가 진짜가 되나", "마오타이주의 금상은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과 다름없다",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마오타이주의 새빨간 거짓말을 비난했다. 일각에선 마오타이주가 하루 빨리 책임 있는 태도로 진실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세계 3대 명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구이저우마오타이는 기원전 135년 한(漢)의 구이저우(貴州)성 마오타이진(茅台鎭)에서 가져온 술을 황제인 무제가 칭찬했다는 일화가 남아 있으며, 공식적인 제조 역사만 해도 800년에 달한다.
1949년 중국 건국 기념 만찬에서 저우언라이 총리가 만찬연회의 술로 선정하는 등 국주(國酒)라는 칭호도 받았다. 과거 역사적 행사에는 늘 마오타이주가 사용됐고, 외국 지도자들에게 중국을 대표하는 선물로 전해졌다.
최근 시진핑 지도부 집권후 부패와의 전쟁에서 '호화술의 대명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역풍을 맞았다. 중국 비리 장성의 집에서는 마오타이 1만여병이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