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1년 8개월만에 1030원을 상향 돌파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오는 6월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3.0원 오른 1131.5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영업일보다 6.5원 오른 1135.0원에 개장했고, 장중 1136.6원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점을 나타냈다. 종가 기준 지난 2013년 7월 9일(1141.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화 가치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주말 100.18로 마감해 2003년 4월 이후 12년 만에 100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바로 올리지는 않더라도 선제안내(포워드 가이던스) 문구를 수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 미국 고용통계의 호조 이후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성명에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빠진다면 조기 금리인상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인내심 문구를 삭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며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한은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은과 정부가 금리 인하로 원화절상을 방어해 수출을 지탱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원·달러 환율은 국제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에 반응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117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 상승세는 한국의 수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전승지 연구원은 "환율이 오르면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기업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희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