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맞서는 우리 군의 대응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아차와 현대로템 등 방산 업체의 기술력이 향상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무기체계가 등장할 전망이다.
기아자동차는 2016년 소형 전술차(LTV, Light Tactical Vehicle) 2000대에 이어 2017년 차세대 지휘차(NLCV, Next Light Command Vehicle)를 양산한다.
이 차를 개발한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지휘차는 차폭이 좁아 주행안전성이 떨어지고, 엔진 출력도 많이 부족했다”면서 “NLCV는 차체가 더 길어지고 넓어지고 높아졌고, 더 견고하다”고 설명했다.
NLCV의 차체는 4200×1900×2050mm로, K131의 4000×1745×1915mm보다 훨씬 커졌다. 최고출력 130마력의 가솔린 엔진은 184~200마력 정도(개발 중)의 디젤 엔진으로 대체된다. 현재의 가솔린 엔진이 국내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할 수 없을 뿐더러, 군 유류체계를 디젤로 일원화하기 위함이다. 차체 중량은 1570kg에서 1960kg 정도로 무거워졌지만, 토크가 높은 디젤 엔진 적용으로 최고시속은 130km 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
편의장비 채택도 군용차량으로는 파격적이다. K131이 수동변속기만 있던 데 비해 자동변속기를 적용했으며, K131에 없던 에어컨도 장착했다. 또한 후방주차 보조장치도 갖춰 민수용 차량 부럽지 않은 편의장비가 마련됐다.
탑승인원은 기존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K131의 뒷좌석이 두 명씩 마주보는 방식이던 것과 달리, NLCV는 일반 SUV처럼 좌석이 앞을 향하고 있다. 그밖에 최저 지상고나 적재중량, 도하능력, 접근각/이탈각은 K131과 동일하다.
K131은 목적에 따라 화생방 정찰차(KM421), 토우 대전차 미사일 발사차(KM422), 토우 대전차 미사일 운반차(KM423), 106mm 무반동총 탑재차(KM424), K4 유탄발사기 탑재차(KM425) 등으로 양산됐다. 향후 이러한 임무의 대부분을 소형 전술차가 맡게 돼 NLCV는 지휘차량이나 소규모 수송 등에 주로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로템, 무인장갑차 개발 중
K-2 전차로 유명한 현대로템은 차세대 다기능 장갑차를 개발하면서 무인장갑차까지 개발하고 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이 차는 현재의 장갑차로 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다. 기본 임무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장갑차 앞에 마련된 장비를 이용해 지뢰를 탐지하고 이를 장갑차 내부에서 제거할 수가 있다.
또 하나는 매복 탐지 기능이다. 장갑차를 고정시킨 후, 위쪽에 장착된 탐지장비를 이용해 멀리 떨어져 있는 적의 동향을 감지해내는 기능이다. 이렇게 되면 수색병이 나설 때보다 인명 살상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먼 곳에 있는 적진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공격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중기관총을 장갑차 상부에 탑재하고 이를 내부에서 조종할 수 있으므로, 사격병이 외부로 노출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또한, 對헬기용 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아파치 같은 공격헬기와도 대전할 수 있다.
이 차를 개발 중인 현대로템 관계자는 “오는 2020년까지 개발을 마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국방부에서 언제 이 제품을 전력화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무인자동차 기술이 상용화에 근접했지만 아직 상용화하지 못하는 것은 만약의 사고에 대비한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차세대 장갑차도 완벽한 안전성을 갖출 때까지 계속 기술 개발이 진행될 것이고, 이것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실제 전투에 나섰을 때 피아 식별이 확실히 구분되어 오인사격 가능성이 줄어들 경우 전력화로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로, 장갑차와 탱크 등의 방산장비와 고속열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무인장갑차 양산에 앞서 2016년부터는 보병전투용 차륜형 전투차를 양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