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최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임원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특수2부는 지난 13일 인천 송도동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휴일인 15일에도 모두 출근해 압수물 분석과 함께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이미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지난달 말 포스코건설 동남아사업단장을 지낸 박모씨(52)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입건한 상태여서 비자금 조성의 기초 사실 관계 파악은 이른 시일 내로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박씨는 베트남에서 건설공사를 하며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린 혐의 등으로 수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MB맨'으로 꼽히는 정 전 회장은 2008년 12월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발령난 지 3개월 만인 2009년 2월 포스코회장으로 선임돼 5년 동안 포스코그룹 경영을 총괄했다.
포스코건설이 비자금을 조성했던 시기와 상당 부분이 겹친다.
또 정 전 회장 재임 기간 포스코 계열사가 41곳 늘었지만,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18곳이 자본잠식되며 경영이 악화한 점도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2010년 3월 재무 상태가 부실했던 성진지오텍의 지분 40.4%를 인수해 2013년 7월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한 사례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은 수많은 계열사 중 하나다"라며 "비자금 (조성) 의혹만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의 흐름을 쫓다 뜻밖의 연결고리가 나오면 수사를 확대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국세청이 2013년 9월 포스코P&S를 세무조사하고 나서 탈세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한 사건도 특수2부에 재배당돼 수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