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마천루 대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21세기 피라미드',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마천루(skyscraper)는 통상 높이 150m,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을 말한다. 하늘에 닳을 만큼 높은 누각, 마천루가 중국에 62%이 이상 집중되며 경제력 및 위상 제고를 입증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이 14일 전했다.
루구이칭(盧貴卿) 중국건설공정총공사 대표 겸 전인대 대표가 "현재 건설 중인 마천루 중 62%가 중국에 있다"면서 "맹목적으로 '더 높이 더 넓게 더 크게' 만 쫓을 것이 아니라 에너질 효율을 높이고 친화경소재를 사용하는 등 질적 성장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 통계에 따르면 이미 건설된 300m 이상의 초고층 건물 79채 중 25채가 중국에 들어선 상태다. 현재 건설 중인 초고층 빌딩 125곳 중 78곳도 중국에 위치한다.
미국 고층건물도시주거위원회(CTBUH)에 따르면 현재 세계 최고층 빌딩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다. 총 163층, 높이 828m의 위용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초고층 빌딩의 등장이 중국 대륙에 예고된 상태다. 대만 금융전문 기업인 위안다(元大)그룹이 중국 후난(湖南)성에 총 22층 높이 838m의 스카이시티 건설을 선언,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중심지 상하이는 그야말로 마천루의 도시다. 중국 마천루 역사도 상하이에서 시작됐다. 1998년 상하이 금융지구 푸둥(浦東) 루자쭈이(陸家嘴)에 88층, 높이 421m인 진마오타워(金茂大廈)가 들어선 것. 10년 뒤인 2008년 진마오타워 옆에 101층 492m 높이의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도 세워졌다. 현재 SWFC 옆에는 121층, 높이 632m의 상하이타워가 올해 완공을 위해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마천루 열풍은 다른 중국 대도시에서도 뜨겁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는 2017년 초 완공을 목표로 우한 녹지센터가 건설되고 있다. 역시 높이 636m의 초고층 빌딩이다. 중국 개혁개방 1번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는 118층, 660m의 핑안국제금융센터가 2016년 완공을 앞둔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천루의 저주'를 언급하며 중국의 마천루 건설 열풍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빌딩경제학에서 언급되는 마천루의 저주는 고층빌딩을 짓는 시기는 대부분 호황기지만 건물이 완성되면 거품이 사라지면서 불황이 온다는 개념이다. 90년대 후반 마천루의 저주를 처음 제시한 앤드류 로런스 도이치뱅크 분석가는 심지어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큰 빌딩을 짓겠다고 하면 주식을 당장 팔라"고 주문했을 정도다.
루 대표도 이 부분을 염려했다. 그는 "무분별한 마천루 짓기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제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마천루를 건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더불어 "자원낭비를 방지할 수 있도록 에너지 절약, 신소재, 신기술 사용 등을 마천루 건설에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