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명품도시라고 자부하는 혁신도시에서 흙탕물 수돗물로 제대로 씻지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이전 공공기관 직원 가족들 전입을 유도하기 전에 기본적인 부분을 먼저 갖춰야죠"
흙탕물 수돗물로 전남 나주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입주민들의 식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주민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일대 아파트 단지에는 지난달 말부터 탁도가 기준치를 최대 16배 초과한 수돗물이 공급되면서 '먹는 물 부적합 경보'가 발령중이다.
저수지에서 들어오는 주요 관로의 탁도 기준치(0.5NTU) 이하로 떨어졌지만 아파트 물탱크에서 가정으로 들어가는 세세한 관로는 아직 기준치 이상으로 나타나 음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보건환경연구원에 식수로 적합한지 58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검사결과는 20일께 나올 전망으로 주민들은 앞으로도 계속 생수에 의존해야 한다.
나주시 등은 상수도 관로공사 당시 관로에 누적된 토사 등이 정체돼 있다가 최근 1단지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유속이나 수압의 변화로 이들이 빠져나오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흙탕물 사태 직후 물을 빼내는 통수작업, 구역별 관로 청소를 실시하고 피해 가정에 2ℓ들이 생수 17만여개를 긴급 지원했다.
혁신도시 내 상수도관 전체 길이는 53.2㎞에 달한다. 문제는 도시 상수도관 전체에 오염물질이 유입됐을 우려가 높아 주민들은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물색깔이 이상하고 머리를 감으면 뻣뻣해졌다. 일부 가정은 애들에게 두드러기가 나서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믿고 수돗물을 먹겠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나주시는 이에 대해 "혁신도시에 입주민들이 정주여건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 먹는 수돗물에 대한 신뢰마저 깨지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며 "신속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