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법원 "정부, 인도네시아 학살사건 피해자의 '부인ㆍ자녀'에 배상하라"

2015-03-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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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주재 네덜란드 대사가 지난 2013년 9월 23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대량 학살 피해자 추모식에서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 JTBC 뉴스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네덜란드가 1940년대 식민통치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자국 군인들이 저지른 학살사건의 피해자 유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은 11일(현지시간) 자국 군인에게 처형당한 인도네시아인들의 부인 9명이 제기한 배상소송에 대해 “정부가 학살에 책임이 있다”며 “이들뿐만 아니라 유자녀들에게도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배상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네덜란드 정부의 청구권 시효 만료 주장도 기각했다. 이번 소송에서 유자녀까지 배상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유족들의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확정하고 배상 범위를 확대한 것이 커다란 진전”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법원은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학살 피해자 유족 7명과 생존자 1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1인당 배상금 2만유로(약 240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유사한 소송이 제기됐으나 네덜란드 정부는 법원의 판결이 아닌 피해자 측과 합의를 통해 배상금을 지급했다.

네덜란드는 과거 독립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1946~1947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민간인 수천 명을 즉결처형했다. 피해자 측은 당시 사망자가 4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으나 네덜란드 언론은 3000~5000명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1947년 인도네시아 독립운동 지도자의 은신처를 신고하지 않는다며 어린아이를 포함해 남성 400여 명을 집단 학살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13년 9월 인도네시아 식민통치 시절의 대량 학살에 대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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